지난 기획/특집

[문희종 수원 보좌주교 탄생] 문희종 주교 임명 발표 후 이모저모

이지연 기자 (mary@catimes.kr),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
입력일 2015-07-28 수정일 2015-07-28 발행일 2015-08-02 제 2955호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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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당 미사 중 깜짝 발표… 선배 주교복 입고 촬영도
주교 임명 발표가 난 7월 23일 오후 7시부터 문희종 주교는 빠듯한 일정을 소화하며 행보를 시작했다. 27일 주교 서품을 준비하는 한 달간의 피정에 들어가기까지 문 주교의 발걸음을 따라가 본다.

임명 발표에 본당서는 놀라움과 기쁨 교차

7월 23일 본오동성요한세례자본당 오후 7시30분 미사는 여느 때와 다름없었다. 문희종 주교는 첫영성체를 준비하는 어린이를 위해 성체성사에 관한 강론을 재미있게 풀어냈고, 신자들도 미사에 집중했다. 영성체를 마치고 수원교구 사무처장 김상순 신부가 해설대에 나와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우리나라 시각 오후 7시, 로마시각 오늘 낮 12시에 여러분들의 본당 신부님이신 문희종 신부님을 수원교구 보좌주교로 임명하셨습니다”라고 발표하자 신자들의 얼굴에 놀라움과 기쁨, 그리고 이별의 슬픔이 범벅됐다.

7월 23일 본오동성요한세례자성당에서 진행된 임명 발표 중 관리국장 김유신 신부가 문희종 주교에게 꽃바구니를 전달하고 있다.

전임 교구장 최덕기 주교 예방

24일부터 본격적인 일정이 시작됐다. 오전 9시30분 수원교구청 앞마당에는 교구청 직원들과 사제들이 나와 교구청을 찾는 문 주교를 맞이했다. 불과 13개월 전까지 복음화국 국장을 역임했던 문 주교가 직원들에게 “다들 어디서 많이 보던 사람들이네”하고 농을 던지자 박수 속에서 웃음꽃이 터져 나왔다.

교구청을 찾은 문 주교는 먼저 교구청 내 성당을 찾아 기도했다. 이어 열린 축하식에서 교구장 이용훈 주교는 “교구가 오랫동안 기다리던 주교님 방문에 하늘도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고 표현하면서 “늘 건강하고 행복한 주교 직분을 수행하길” 당부했다.

이용훈 주교, 이성효 주교와의 환담을 마친 문 주교는 전임 교구장 최덕기 주교가 머무는 여주 산북면 상품리 산북공소를 찾았다. 최 주교는 “문 주교님은 모든 것에 철저하고 복음화국장으로서 교구 50주년을 치른 준비된 주교님이기에 앞으로 잘하실 것”이라고 문 주교를 격려했다.

임명 발표 다음 날인 24일 문 주교가 산북공소를 찾아 전임 교구장 최덕기 주교를 만나고 있다.

“웃으세요, 주교님” 주교복 촬영

“주교님 웃으셔야 합니다. 어깨에 힘이 들어갔어요.”

오후 5시 교구청에서 문 주교는 주교복을 입고 사진을 찍었다. 다소 긴장된 모습의 문 주교는 끊임없이 말을 거는 교구청 사제들 덕에 간신히 자연스러운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주교복은 이성효 주교가 자신의 주교복을 직접 입혀줬다.

24일 이성효 주교가 주교복을 입고 사진을 찍는 문 주교의 주교 목걸이를 바로 잡아주고 있다.

교황대사관에서 신앙선서와 충성서약

25일 오전 11시 문 주교는 이용훈 주교, 이성효 주교와 함께 주한 교황대사관을 찾았다. 문 주교는 신앙을 고백하고 교회와 교리를 지키고자 다짐하면서 이용훈 주교와 함께 신앙선서문과 충성서약서에 서명했다.

문 주교는 이날 대사관을 찾기 전에 염수정 추기경을, 오후 1시에는 정진석 추기경을 예방했다. 축하의 선물로 성경을 전달한 염 추기경은 문 주교에게 “사제 서품을 받을 때부터 앗숨(Ad Sum)으로 살아왔기에 두려워하지 말고, 하느님의 뜻에 응답하는 것에 기뻐하며 살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추기경은 “수원교구는 축복받은 교구”라며 “교구 사제들과 평신도들이 더 활발하게 움직이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25일 주한 교황대사관에서 충성서약서에 서명하고 있는 문 주교.
25일 문 주교가 염수정 추기경을 방문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환송식, 석별의 눈물 흐르고

26일은 본오동성요한세례자본당과 석별의 정을 나누는 시간이었다. 오전 11시 미사 중에 열린 환송식에서 많은 신자들이 눈물을 보였다. 13개월 동안 열정적으로 사목하며 본당과 끈끈한 정을 쌓아온 문 주교는 “본당 공동체와 정을 떼는 시간 없이 주교에 임명된 것이 가장 아쉽고 미안하다”고 말하고 “본오동성요한세례자본당은 뭐든지 할 수 있는 공동체이니 앞으로도 기쁘게 사시길 바란다”고 인사를 나눴다.

26일 본오동성요한세례자성당에서 열린 환송식에서 문 주교를 떠나보내는 아쉬움에 눈물을 흘리는 신자들.

이지연 기자 (mary@catimes.kr),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 (nicolao@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