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서울대교구 신임 교구장 염수정 대주교 임명] 이모저모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서상덕 기자,사진 조대형 기자
입력일 2012-05-15 수정일 2012-05-15 발행일 2012-05-20 제 2796호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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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선교에 더욱 많은 사목적 노력 기울일 터”
교구 새로운 역사 시작

◎… 염수정 대주교의 서울대교구장 임명 소식이 전해진 10일 오후 7시, 공식 기자회견이 열린 서울대교구청 주교관 앞은 취재기자들과 축하객들로 붐볐다. 교구청 사제단이 배석한 가운데 정진석 추기경과 염수정 대주교가 모습을 드러내자, 취재진의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기 시작했고 사무처장 안병철 신부의 ‘서울대교구장 임명 발표문’ 낭독, 교구청 직원들의 꽃다발 증정에 이어 정진석 추기경과 염수정 대주교가 두 손을 맞잡고 높이 들어 올리는 장면에서는 축하 분위기가 정점에 달했다. 서울대교구 역사의 새로운 페이지가 기록되는 ‘섭섭함’과 ‘환영’ 이 교차되는 찰나였다. 정진석 추기경은 염 대주교의 손을 잡고 “형제자매 여러분, 새 대주교님을 모시고 매일 매일 행복한 나날 되십시오”라고 인사말을 전했다.

축하꽃다발을 받아든 염수정 대주교와 축하의 인사를 나누는 정진석 추기경.

◎… 정진석 추기경은 서울대교구장 임명 발표 자리에서 축사를 통해 신임 서울대교구장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정 추기경은 “염수정 대주교는 교구 모든 일을 처리하시는데 신명을 다 바치시고 묵묵하게 자신의 일을 수행하셨다”고 그간 염 대주교가 교구 안에서 이뤄온 노력을 밝히는 한편 “항상 큰 사명감을 가지고 계시며 성령의 인도로 막중한 사명에 부응할 수 있는 능력과 성덕을 지닌 아주 훌륭하신 분”이라면서 “이렇게 훌륭한 교구장님을 맞이하게 돼 마음 든든하고 감사하다”고 표현했다.

정진석 추기경의 축사에 염수정 대주교를 비롯한 교구 관계자들이 감사의 박수를 보내고 있다.

“하느님과 교황님 뜻에 순명”

◎… 정 추기경의 축사에 이어진 염수정 대주교의 일성(一聲)은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하느님과 교황님 뜻에 순명해 교구장 직을 받아들였다”는 것이었다. 염수정 대주교는 “항상 교구 사제단과 신자들의 의견을 수렴, 그간 교구를 잘 이끌어주신 정진석 추기경님의 사목 방향인 생명과 선교에 더욱 많은 사목적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향후 사목방향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덧붙여 염 대주교는 “모래알처럼 사는 이들을 부르시어 하느님 나라의 한 가족 한 백성이 되도록 하느님께서 당신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신 것처럼 어린이부터 젊은이 그리고 어른들이 서로 친교를 이루며 분열을 극복하고 발전하는 한 가족, 한 나라로서 성장하기를 기도한다”고 표명하고 “교회와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서울대교구장이 될 수 있도록 사제단과 수도자 신자들이 간절히 기도해주기를 부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전 교구민 기도 모아져야”

◎… 가톨릭신문 등 교계 매체들을 비롯 일반 신문 방송 매체의 취재진은 발표 한 시간여 전부터 발표장을 찾아 카메라 촬영 자리를 확보하는 등 취재 경쟁을 벌였다. 취재진들의 열띤 인터뷰 광경을 지켜본 한 사제는 “서울대교구장에 대한 한국교회는 물론 사회 전반의 기대를 반영하는 것”이라면서 “그만큼 가톨릭교회가 한국 사회안에서 맡아야할 영적 인도의 몫을 지녀야하는 자리고, 그런 비중에 걸맞게 전 교구민의 기도가 모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염수정 대주교의 교구장 임명 기자회견 취재를 위해 서울대교구청 주교관에 몰려든 취재진들의 모습.

◎… 신임 서울대교구장의 발표 자리에서는 축하객들과 멀찌감치 떨어져 염 대주교에게 애틋한 눈길을 보내는 이들이 있었으니 바로 그의 아우들로 사제의 길을 함께 걷고 있는 염수완(66·서울 문정동본당 주임), 염수의(63·서울 잠원동본당 주임) 신부 형제가 그들. 염 대주교의 바로 아랫동생인 염수완 신부는 “더 무거운 십자가를 지시게 됐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하느님의 더 큰 영광 위한 도구가 되길 바란다”며 “주님 안에서 주어진 십자가를 잘 감당하게 해주시길” 기원했다. 염수의 신부도 “힘든 자리이니 만큼 무엇보다 많은 이들의 기도가 필요하다”며 자신도 두 손을 모았다.

◎… 새 서울대교구장에 염수정 대주교가 공식 임명됨에 따라 제13대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은 지난 1998년부터 14년 동안 수행해 온 교구장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정진석 추기경은 6월 15일 퇴임미사후 고 김수환 추기경이 숙소로 지냈던 혜화동 신학교 구내 사제관에 거처를 마련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홍보국장 허영엽 신부는 “교구장직에서 퇴임을 하게 되더라도 추기경직은 그대로 유지하기 때문에 대외 활동도 기존처럼 계속 해나가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 서울대교구는 6월 15일 오후 2시에 예정된 정진석 추기경의 이임미사가 사제성화의 날에 봉헌됨에 따라, 지역별/직능별로 개최 예정됐던 기존 사제성화의 날 계획을 취소하고 이임미사에 앞서 당일 오전 명동대성당에서 사제성화의 날 행사를 갖는 것으로 내용을 변경했다. 전체 사제들이 한데 모인 가운데, 사제성화의 날 행사에 이어 정진석 추기경 이임미사가 봉헌된다는 점에서 교구 사제단과 신자들이 함께 정진석 추기경이 14년간 맡았던 노고를 기억하는 자리로서의 의미가 클 것이라는 전망.

염수정 대주교가 소감과 바람을 담은 답사를 하고 있다.

새 교구장 위한 기도 바쳐

◎… 염 대주교의 서울대교구장 임명 소식이 전해진 후 처음 맞는 주일, 서울대교구 내 본당들은 한마음으로 새 교구장 탄생을 축하하는 가운데 새로운 기대감으로 일렁이는 분위기였다. 서울대교구 제7지구장좌 노원본당(주임 차원석 신부)은 ‘염수정 안드레아 대주교를 위한 기도문’을 전 신자들에게 배포하고 새 교구장을 위한 기도를 요청했다. 본당 신자들과 기도에 돌입했다는 구길원(빈첸시오·47)씨는 “역동적이고 활기에 넘치는 분이 새 교구장이 되셔서 서울대교구가 더 젊어지고 대중적 이미지도 좋아질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양순옥(마리나·52)씨는 “10여년 전 함께 드린 미사 중에 하셨던 ‘사랑을 외치라’는 말씀이 큰 울림으로 다가와 가슴을 뜨겁게 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며 “말씀 속에 담긴 큰 사랑을 실천하는 목자가 되어주시길” 기원했다.

수서동본당과 개포동본당 등 교구 내 다른 본당들도 매 미사 때마다 염 대주교를 위한 기도를 바치는가 하면 각 단체별로 기도를 독려하기도.

교구장 사목활동한 본당 축하 분위기 고조

◎… 염 대주교가 주임을 거쳐 간 본당들은 축하의 분위기가 한껏 고조된 가운데 새 교구장을 위해 기도로 함께하는 모습들이었다. 염 대주교가 본당 주임 시절 새 성당을 지어 봉헌했던 서울 장위동본당(주임 김도영 신부) 공동체는 축하 플래카드와 피켓을 만드는가 하면 축하광고와 인터넷을 통해 축하 인사를 나누는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틀어 축하의 뜻을 함께하는데 마음을 모으는 모습. 본당 사목회 양태용(베드로·62) 회장은 “신자들은 염 대주교님이 본당 주임으로 계시던 당시 본당 출신 사제가 가장 많이 배출됐던 기억을 나눠가지고 있다”면서 “주님께서 주신 십자가를 훌륭히 지셔서 많은 이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주님의 일꾼이 되길” 기원.

한편 염 대주교가 세 번째 주임 소임을 맡아 일했던 영등포동본당도 매 미사 때마다 염 대주교를 위한 기도를 봉헌하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 특히 염수정 대주교가 첫 주임을 맡았던 이태원본당(주임 전형의 신부)에서는 염 대주교의 교구장 임명 소식에 전 본당 공동체가 특별한 기쁨과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본당 교우들은 “어려운 시절, 본당 재정도 어려운 상황에서 주임사제로 재직하시며 본당 발전을 위해 노고를 아끼지 않았던 모습을 기억한다”면서 “그때부터 신자들 사이에서는 ‘장차 주교되실 분’으로 기대를 모았는데 그 기도가 이루어진것 같다”고 기뻐했다.

장석호(모세) 본당 사목회장은 “대주교님께서도 첫 주임본당이어서 이태원본당 신자들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남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삼천년기 한국교회의 중심 교구를 이끌어갈 신임 대교구장님의 영육간 건강을 위해 본당 교우들과 함께 더욱 열심히 기도하겠다”고 다짐을 전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서상덕 기자,사진 조대형 기자 (michael@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