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마당

[추도시] 시인 홍윤숙

허종열(이냐시오ㆍ시인)
입력일 2015-12-01 수정일 2015-12-01 발행일 2015-12-06 제 2972호 22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좌우익이 격돌하던 해방 정국

혹독한 군사독재까지 겪어온 90 평생

민족의 수난과 아픔을 온몸으로 감당하며

엄청난 문학 업적 꾸준히 쌓아

시단에 우뚝 서서 유난히 돋보이던 시인

결벽이 있지만

의분과 열정에

가슴을 열고 살았는데

그 인품에 걸맞지 않게

장례 미사가 봉헌되는 성당 안이

어쩐지 썰렁하다

날로 각박해지는 세상 인심의 반영인가

씁쓰레하다

스테인드글라스를 쳐다보니

인류 구원을 위해 생명을 바친

빨강색 그리스도가

우리 죄인을 위해 빌어주시는

파랑색 성모님이

구원의 은총과 천국의 빛을

금색으로 비추고 있다

주님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은

홍 데레사에게

영원한 안식과 평화를 주소서

허종열(이냐시오ㆍ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