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 만학도 이상진(안젤라·62)씨가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들을 위해 장학금 1억400만 원을 쾌척했다.

이씨는 가톨릭대 국사학전공에 지난해 8월 5400만 원, 올해 3월 5000만 원 등 두 차례에 걸쳐 장학금을 기증했다.

가톨릭대 국사학전공 2012학번으로 입학한 이씨는 형편이 어려워 아르바이트를 하며 공부하는 학생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장학금 기증을 결심했다.

이씨는 늦깎이 대학생이 된 자신이 다른 학생들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을까 노심초사했지만, 먼저 다가와 부족한 부분을 도와주고 따뜻하게 대해준 학생들에 대한 감사의 뜻도 장학금에 담았다.

이씨는 그동안 장학금 기증 사실을 학생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아 기증자를 남편 이름으로 했었다. 학교 측의 기증식 제안도 고사했다.

전공 교수들이 내년 2월 졸업을 앞둔 이씨에게 ‘좋은 뜻을 알리고 학생들에게 귀감으로 삼으면 좋겠다’며 설득해 11월 19일 교내 니콜스관에서 장학기금 기증식을 열었다.

기증식에서 이씨는 “나도 어려웠던 시절이 있었지만 시간이 흐르고 돌아보니 그 시절이 나를 성장시킨 보석 같은 시간이었음을 알게 됐다”면서 “학생들도 힘들겠지만 조금 더 참고 견뎌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가톨릭대 국사학전공은 지난해 2학기부터 매 학기 가정형편이 어려운 우수 학생들에게 이씨의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