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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교구 ‘창조 질서 회복’ 주제 심포지엄 지상중계

정리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15-10-06 수정일 2015-10-06 발행일 2015-10-11 제 2964호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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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교구 복음화국은 10월 1일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창조 질서 회복을 위한 교회의 역할과 참여-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중심으로’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제20회 수원교구 심포지엄이 10월 1일 수원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열렸다. 교구 복음화국이 주관한 심포지엄은 ‘창조 질서 회복을 위한 교회의 역할과 참여-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9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심포지엄은 교구총대리 이성효 주교의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이재돈 신부(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 학술소위원회 위원장)의 ‘프란치스코 교황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통해 본 창조 질서와 환경 문제에 관한 교회의 성찰’ ▲양기석 신부(송전본당 주임·수원교구 환경위원회 위원장)의 ‘한국 사회 안에서 환경 파괴로 인한 한국교회의 대응’의 발제와 ▲황창연 신부(성필립보생태마을 관장)의 ‘창조질서의 회복과 환경보존을 위한 그리스도인의 역할과 참여에 관한 제언’의 종합발표로 진행됐다.

이재돈 신부 제1발제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통해 본 창조 질서에 관한 교회의 성찰’

“인간과 환경 아우르는 통합생태론 강조”

「찬미받으소서」는 교회 문헌의 관점에서 정리하면 사회교리의 패러다임을 JP(정의평화)에서 JPIC(정의평화 창조질서의 보전)으로 전환하는 글이다.

사회교리에 창조질서의 보전이 첨가된 것은 1979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성 프란치스코를 생태운동의 주보성인으로 선포하면서다. 이후 1990년 1월 1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메시지 ‘하느님과 함께하는 평화, 모든 피조물과 함께하는 평화’를 발표하면서 교회 내에서 본격적인 환경운동이 시작됐다. 1891년 선포된 교황 레오 13세의 「새로운 사태」가 교회에 JP패러다임을 도입해 상당 기간 교회의 사회교리 지침서 역할을 한 것처럼 「찬미받으소서」도 앞으로 세상이 나가야할 방향을 교회가 주도적으로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으로 교황의 회칙은 성경, 교부, 성인, 다른 교황의 글에서 인용한다. 하지만 이번 회칙에는 각 지역 주교회의가 환경에 관해 발표한 수많은 문헌과 신학자들의 글, 심지어 다른 종교의 가르침도 인용하고 있다.

건강한 신학적 지적과 제안이 교도권과 함께 갈 때 교회는 건강해진다. 지역교회와 신학자들의 의견이 교도권에 받아들여진다는 것은 교도권과 사목권, 신학권이 공존하는 교회에 있어 중요하다.

전개구조 상으로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특징인 ‘시대의 징표 신학’이 말하는 ‘관찰-판단-행동’의 3단계 전개방식을 따르고 있다.

「찬미받으소서」에는 ‘통합생태론’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등장한다. ‘통합생태론’은 인간과 환경을 아우르는 모든 생태가 연결돼 있다는 통찰이 담긴 학계의 용어다. 이 통찰은 가톨릭 사회원리의 핵심인 연대성, 공동선, 보조성의 원리와 맥을 같이한다. 이 말을 회칙에 사용함으로써 교회와 사회의 적극적인 대화를 시도한 것이다.

회칙은 ‘통합생태론’에 근거해 새로운 문명으로 전환할 것을 말한다. 극심한 빈부차와 돌이킬 수 없는 생태위기가 산업문명의 후유증이기 때문이다.

회칙은 이윤극대화에 붙잡힌 경제는 환경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신자유주의를 비판하면서 공동선을 향한 정치가 경제를 주도해야한다고 말한다. 아울러 ‘지구의 부르짖음과 가난한 이들의 부르짖음은 같은 것’이라고 표현하면서 사회정의와 생태정의를 동시에 추구한다.

또 어떤 회칙보다도 우주적 친교에 관한 묵상이 많다. 창조 속에서 복음이 나올 수 있다는 묵상은 생태신학을 정립하는데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회칙은 생태적으로 재정립하는 교회를 제시한다. 교회의 조직과 프로그램을 생태적으로 하고 전례 안에서 생태적 주제를 기념하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한다.

양기석 신부 제2발제 ‘한국 사회 안에서 환경 파괴로 인한 한국교회의 대응’

“환경파괴 국토사업 맞서 창조질서 외쳐”

해방 이후 우리나라는 개발독재를 거치며 국토를 돈벌이의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럼에도 교회 구성원들이 생태계 안에서 창조주이신 하느님을 고백하며 물신주의와 우상숭배에 맞서 싸워왔다.

새만금간척종합개발사업은 많은 환경전문가들이 시화호의 예를 들며 수질악화와 막대한 사후관리비용이 들어간다고 경고했지만 결국 강행됐다. 결과 갯벌이 파괴되자 해안생태계가 교란돼 조개류가 폐사하고 철새 떼의 개체수가 절반이하로 줄었다. 갯벌에서 얻었던 수산물의 연간 수익 505억원에 비해 간척 농지에서 얻은 연간 소득은 49억원에 불과했다.

교회는 2000년부터 새만금갯벌살리기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부안 해창갯벌에서 매주일 미사를 봉헌하고 삼보일배 기도수행을 실시해 새만금사업을 사회적으로 이슈화시켰다. 주교회의도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명의로 성명서를 발표했다.

수질개선을 이유로 추진한 4대강사업은 4대강 모든 권역의 녹조 발생과 상수원 오염을 가져왔다. 홍수 예방을 홍보했지만, 오히려 물길을 막고 수위를 높여 강 주변지역에 침수 피해를 줬다. 34만 일자리 창출을 이야기했지만 공사 현장에 일하는 인원은 1만여명이었다. 강유역의 문화재와 유적들은 방치되거나 훼손되기까지 했다.

주교회의는 2010년 춘계 총회를 마치며 4대강사업의 부당함을 지적하며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사익을 위해 하느님께서 만드신 생태계를 파괴하는 행위에 대한 준엄한 가르침이었다. 이후 교회의 다양한 구성원들이 사회교리에 근거해 실천하는 근거가 됐다.

안전성이 크다고 홍보하는 핵발전소는 최초로 상업운영한지 60년 동안 다양한 변수로 6회나 중대사고가 일어났다. 사고가 아니더라도 수명이 다한 핵발전소 해체와 방사성 폐기물은 현재 기술로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또 핵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대도시로 보내는 초고압송전선로는 송전선로 경과지의 주민들의 희생을 강요한다. 고압송전선로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는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가능한 발암성’ 매개체로 분류하고 있다.

핵발전소와 그에 따른 문제와 관련해서는 교회의 역할이 컸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사고가 일어나자 교회는 핵발전을 통한 전력수급의 위험성을 교회 안팎에 알렸다. 주교회의는 2013년 가을 「핵기술과 교회의 가르침」을 발표했고, 각 교구 환경단체들과 수도회, 평신도들이 탈핵천주교연대를 이뤄 활동하고 있다.

황창연 신부 종합발표 ‘환경보존을 위한 그리스도인 역할과 참여에 관한 제언’

“환경 위해선 불편 감수… 실천적 행동 나서야”

지구 환경문제 해결은 단순하고 쉬운 문제가 아니다. 그럼에도 살기 좋은 지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그리스도인들은 자신의 도리를 하지 않는 게으른 종이 될 수밖에 없다.

창조질서를 회복하고 싶다면 구체적인 행동을 해야 한다. 불임자가 늘어나면서 의학의 발달은 체외수정을 일반화하고 있다. 문제는 체외 수정 시도과정에서 수많은 배아들이 희생된다는 점이다. 의학의 진보 이면에는 인간 생명의 살상이 자행되고 있다.

교회는 체외수정에 반대한다. 하지만 무조건 반대하기 앞서 삶의 방식을 전환하도록 교육해야 한다. 건강한 생활방식을 가르치고, 건강한 먹을거리를 손쉽게 구입하는 구조를 갖춰야 한다. 우리농촌살리기 운동은 단순히 농촌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불임부부를 사전에 예방하는 일이다.

석유와 석탄을 이용하는 산업기술이 발달하고 인구가 증가하자 지구는 인간의 소비욕구를 감당할 수 없게 됐다. 이산화탄소를 줄이자고 외쳐도 줄기는커녕 늘어나고 있다.

완벽한 대안은 없지만 태양광·풍력 발전소를 교회가 운영한다면 이 또한 창조질서 회복운동이 될 것이다. 교황 역시 ‘협동조합을 만들어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생산하는 일’을 장려한다. 환경파괴의 주범은 바로 인간이다. 환경문제를 해결하려면 교우들이 공부를 해야 한다. 환경학교를 운영하고 신자들이 환경에 대한 객관적인 지식을 가지도록 해야 한다.

정리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