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세계주교시노드 개막, 가정의 아픔 함께한다

입력일 2015-10-06 수정일 2015-10-06 발행일 2015-10-11 제 2964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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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문제, 율법보다 하느님 사랑으로 바라봐야”
교황 “교회, 세상 다리돼야”
이혼과 재혼·빈곤 등
오늘날 가정의 현실 직시
자비 근거한 이해 강조
공개토론 후 소그룹 토의
프란치스코 교황이 10월 4일 바티칸 성 베드로대성당에서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제14차 정기총회 개막미사를 거행하고 있다. 교황은 이날 강론에서 교회의 가르침을 확고하게 수호하되, 하느님의 사랑을 율법적으로 해석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CNS】
【외신종합】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정을 주제로 열리는 세계주교대의원회의(약칭 주교시노드) 제14차 정기총회 개막미사를 집전하고 참석 주교들에게, 교회의 가르침을 지켜나갈 의무가 있지만 하느님의 사랑을 율법적으로 해석해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이어 “교회가 문을 닫아 걸면 자신과 자신의 소명을 저버리는 것”이라며 “세상의 장애물이 되지 말고 다리가 되어줄 것”을 권고했다.

현대 가정의 고통에 귀기울이고 함께 동행하기 위한 이번 세계주교대의원회의는 지난해 10월 열린 제3차 임시총회에 이어 현대 세계의 가정과 가정사목을 주제로 10월 4일부터 25일까지 3주간 이어진다.

이번 시노드의 주제는 ‘교회와 현대 세계에서의 가정의 소명과 사명’이다. 특히 시노드는 피임, 동성애, 이혼 후 재혼자의 영성체 문제 등 뿐만 아니라 빈곤 가정 등 사회적 문제에 이르기까지 오늘날 가정과 관련된 긴급하고 논란이 되는 많은 사안들을 다룬다.

교황은 10월 4일 로마 성 베드로대성당에서 집전한 미사에 참례한 300여명의 대의원 주교들에게 교회는 “한때의 유행이나 여론에 따라 변화될 수 없는” 진리를 선포할 의무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그러나 동시에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생긴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생긴 것은 아니다”(마르 2,27)라며 하느님의 자비에 바탕을 두고 현대 가정의 실제 삶과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말을 인용, “실수와 죄악은 언제나 단죄돼야 하지만, 잘못을 저지르는 사람은 이해받고 사랑받아야 한다”며 “우리는 우리 시대를 사랑하고 우리 시대의 사람들을 도와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시노드는 이전의 시노드와 달리 매주 공개 토론에 이어 언어권별 소그룹 토의가 이어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과거에는 수 주 동안 주교들의 전체 발표가 이어지고 난 뒤 그룹 토의에 들어갔었다. 교황청은 이같은 방식이 좀 더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주교들은 시노드 기간 중 인터뷰가 허용되고, 이를 위해 교황청은 공보실 안에 인터뷰실을 설치하기도 했다. 이 역시 시노드의 논의 내용에 대한 원활한 소통과 투명성의 보장을 위한 것이라고 교황청은 덧붙였다. 논의내용에 대한 브리핑도 매일 실시된다.

교황은 시노드 개막 미사 후에는 성 베드로 광장에서 삼종기도를 주관하고 주교들이 ‘오늘날의 세상에서 가정이 가진 아름다움과 힘’을 드러내는 하느님의 섭리를 발견할 수 있도록 기도해달라고 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