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일상문화 속 교회 이야기] 빵 (하)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15-08-25 수정일 2015-08-25 발행일 2015-08-30 제 2959호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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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고 달콤한 마카롱
17C 佛 수도원 비법 담겨
▼ 수도원에서도 만든 것으로 알려진 마카롱(위)과 에그타르트(아래).
마카롱, 마들렌, 에그타르트 등은 수도회에서 유래한 빵이다.

마카롱은 이탈리아에서 처음 만들어졌다고 전해지지만, 오늘날 프랑스를 대표하는 간식으로 자리매김한 데는 프랑스 북동부 낭시(Nancy)에 있는 가르멜 수도원의 공이 컸다.

마카롱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머랭(거품) 과자의 일종이다. 17세기경 가르멜수도원의 수녀들은 특유의 방법으로 마카롱을 만들고 있었다. 18세기 혁명 등으로 혼란스러운 시기에 수녀원을 잃은 수녀들은 자신들을 숨겨준 이들을 위해 이 마카롱을 만들어줬다. 그래서 낭시의 마카롱은 ‘수녀들의 마카롱’이라 불리고 지금도 낭시에는 수녀들의 비법을 이은 마카롱 전문점이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마카롱 전문점으로 남아있다.

프랑스의 빵, 마들렌은 조개 모양으로 만든 작고 푹신한 빵이다.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성경의 인물인 ‘마리아 막달레나’와 관련 있는 빵이다. 마들렌은 마리아 막달레나의 프랑스 말이다.

프랑스는 마리아 막달레나 성녀가 일생을 마친 곳이라는 전설이 있을 정도로 성녀를 향한 사랑이 깊은 나라다. 그래서 성녀의 축일인 7월 22일을 성대하게 지냈는데, 이날 특히 많은 양의 마들렌을 만들어 나눴다고 한다. 마리아 막달레나의 영성을 따르는 프랑스의 한 수도회에서 마들렌을 처음 구웠다는 설도 있다.

포르투갈 벨렘의 제로니무스 수도원은 에그타르트의 원조로 유명하다. 수도원의 수녀들이 수도복을 빳빳하게 다리기 위해 계란 흰자로 풀을 먹였는데, 이때 남은 계란를 활용해 만든 것이 에그타르트라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