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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환경 회칙 해설 - 찬미를 받으소서] (5) 제4장 ‘온전한 생태학’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15-07-22 수정일 2015-07-22 발행일 2015-07-26 제 2954호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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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경제·문화·일상생활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분 포함하는 통합적 시각 요청
자연-인간-사회 연결된 환경 문제 분리하거나 별개로 생각할 수 없어
위기의 모든 국면 점검할 수 있는 ‘온전한 생태학’ 따른 접근법 제시
가난한 이 위한 우선적 선택 기초로 공동선 실현 위해 노력해야
‘온전한 생태학’(intergral ecology)은 회칙의 핵심 개념이자 ‘정의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안된다. “모든 것이 긴밀하게 서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그리고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문제들은 지구적 위기의 모든 요소들을 고려할 수 있는 전망을 요청하기 때문에, 인간적이고 사회적 차원들을 분명하게 존중하는 온전한 생태학의 요소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제안하는 바입니다.”(137항)

이를 통해 교황은 첫째, 자연이든 인간 사회든 간에 모든 것은 서로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고 강조한다. 둘째, 따라서 환경오염과 생태계 파괴의 문제는 자연과 인간, 사회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연결된 것이고 따라서 위기의 모든 국면과 차원들을 통합적으로 점검할 수 있는 시각과 전망을 필요로 한다. 셋째, 그래서 교황은 자연 뿐만 아니라, ‘인간적이고 사회적 차원’들까지도 모두 고려하는 ‘온전한 생태학’을 제안한다.

이러한 생태학은 “이 세상에서 인간으로서 우리의 고유한 자리와 우리와 주변 환경과의 관계를 존중하는 생태학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15항)으로 기대된다. 교황은 자연을 “우리 자신(인간)과 분리되거나 우리가 사는 단순한 배경”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139항)고 강조한다. 그런 의미에서 회칙은 ‘온전한 생태학’에 관한 제4장에서 환경, 경제, 사회, 문화, 그리고 일상생활의 생태학을 검토한다.

다시 말해서, 오늘날 “우리는 환경과 사회와 관련된 두 가지 별개의 위기에 봉착한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동시에 환경적인 하나의 복합적인 위기에 당면한 것”(139항)이라고 진단한다. 그래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역시 사회적 접근과 환경적 접근을 모두 필요로 한다. 구체적으로, “빈곤과의 싸움, 배제된 사람들에게 존엄성을 회복시켜주기 위한 노력, 그리고 동시에 자연 보호를 위한” 통합적 접근을 필요로 한다. 회칙은 특별히 사회 제도의 건전함이 환경과 인간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142항)을 지적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회칙을 통해 인간적이고 사회적인 차원까지 모두 고려하는 ‘온전한 생태학’을 제안하면서 ‘가장 가난한 이들을 위한 우선적 선택’에 기초한 공동선을 위한 노력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변두리의 한 빈민가. 【CNS 자료사진】

생태학은 환경, 경제, 사회 뿐만 아니라, 문화 생태학도 포함한다. 자연 유산 뿐만 아니라, 역사적, 예술적, 문화적 유산들 역시 오늘날 지속적인 말살의 위협을 받고 있으며, 넓은 의미에서 생태학은 인류의 문화적 보화를 보호하는 것도 포함하기 때문(143항)이다. 회칙은 나아가 오늘날 경제의 세계화, 다국적 기업 등에 의해 야기되는 소비주의적 사고와 체제가 문화적 유산의 다양성을 파괴한다고 본다.

경제적 이익을 위해 작동하는 이 메커니즘으로 인해서 지역사회와 토착공동체의 문화가 파괴된다는 것이다. “문화의 말살은 식물이나 동물 종의 멸종에 버금가는, 또는 그보다 더 심각”한 위기이고, 서구 중심의 세계화되고 단일한 생산과 소비의 행태와 연관된, “지배적 라이프스타일의 (지역 문화와 사회로의) 이식은 자연 생태계를 바꿔놓는 일 만큼이나 해로운 일”(145항)이다. 그래서 토착 공동체와 그들의 전통적인 문화에 대한 존중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146항)

온전한 생태학은 일상생활을 포함한다. 일상 삶이 이뤄지는 방, 집, 직장, 이웃 등은 인간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 회칙은 특별히 도시 환경에 큰 관심을 두고 있는데, 빈곤, 인구 밀집, 열린 공간의 부족, 주택과 교통 문제 등은 가난한 이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러한 환경 여건들이 더욱 개선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온전한 생태학은 ‘사회윤리의 원칙인 공동선의 개념과 분리될 수 없는 것’(156항)이다. “불의가 판치고 많은 이들이 기본적 인권을 빼앗기고 소모품처럼 여겨지는”(158항) 오늘날 공동선을 위한 노력은 “가장 가난한 이들을 위한 우선적 선택”(158항)에 기초한 연대를 바탕으로 한다. 또한 공동선은 미래 세대와 연관된다. 세대 간의 연대를 무시한 채 지속가능한 발전을 논할 수는 없다.(159항)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