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만해대상 수상자에 무지개공동회·정현종 시인·황병기 명인

김근영 기자
입력일 2015-07-07 수정일 2015-07-07 발행일 2015-07-12 제 2952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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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노엘 신부
무지개공동회

30년 전 천노엘 신부 설립

발달장애인 위한 공동체

심리재활·직업훈련 지원

정현종 시인
정현종 시인

한국 현대시에 큰 획 그어

현대문학상 등 다수 수상

올해 등단 50주년 맞아

황병기 명인
황병기 가야금 명인

50년 창작활동·후학 양성

우리소리 유산 담겨 있는

현대적 감각 작품들 발표

제19회 만해대상 실천부문 수상자로 사단법인 무지개공동회(대표 천노엘 신부)가 선정됐다. 무지개공동회는 아일랜드 출신 천노엘(패트릭 노엘 오닐·83·성골롬반 외방선교회) 신부가 만든 발달장애인 공동체다. 한국 최초로 지적 장애인과 봉사자가 함께 생활하는 소규모 가족형 거주시설인 ‘그룹 홈’을 만들고, 지적·자폐성 장애인들에게 심리재활·교육·직업훈련 등의 기회를 제공해 장애인 지원의 새로운 모델을 정착·확장시킨 공로를 인정받았다. (본지 2015년 4월 19일자 9면 참조)

장애인과 관련해 개인적으로 상을 받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한 천노엘 신부는 올해 설립 30주년을 맞은 엠마우스복지관을 비롯해 6개의 그룹 홈, 일터인 엠마우스산업(원장 문성극), 유치원 등 발달장애인들이 지역사회 안에서 거주와 직업을 꽃피울 수 있도록 이끌어오고 있다.

정현종(알베르토·76) 시인은 문예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올해 등단 50주년을 맞은 정 시인은 1972년 첫 시집 「사물의 꿈」부터 올해 낸 열 번째 시집 「그림자에 불타다」에 이르기까지 한국 현대시에 큰 획을 그었다. 현대문학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한 그는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이기도 하다. 정 시인은 “인간이 느끼는 갈증이 시를 낳는 샘물이기도 하다”는 역설을 통해 죽음을 생명으로 바꾸는 탁월한 시작(詩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가야금 명인 황병기(프란치스코·79) 명예교수도 문예부문 수상자다. 황 교수는 이화여대 한국음악과 교수로 제자들을 가르치다 2001년 정년퇴임해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을 지냈다. 신라음악을 되살린 ‘침향무’와 신라고분에서 발견된 페르시아 유리그릇에서 영감을 얻은 ‘비단길’ 등 50년이 넘는 창작활동에서 나온 작품들이 후학들에게 전승돼 널리 연주되고 있다. 백제가요 ‘정읍사’ 소재를 딴 최근작 ‘달하노피곰’에서 보듯 그의 작품은 우리 소리의 유산을 껴안으면서도 현대적이고 깊은 호소력을 지닌다는 평을 받는다.

만해대상은 만해사상실천선양회(총재 자승 스님)가 독립운동가·시인·승려였던 만해 한용운(1879~1944) 선생의 뜻을 기리기 위해 제정한 상이다. 매년 평화·실천·문예부문 등에 걸쳐 수상자를 선정해오고 있다. 부문별 상금은 1억 원이며, 시상식은 오는 8월 11~14일 강원도 인제 백담사 만해마을에서 열리는 만해축전 기간 중 8월 12일 거행된다.

그동안 김대중 전 대통령,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 티베트 달라이라마 등이 만해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김근영 기자 (gabino@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