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힙합음반 ‘양탄자’ 낸 노인빈 신부

오혜민 기자
입력일 2015-06-30 수정일 2015-06-30 발행일 2015-07-05 제 2951호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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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고 현실적인 가사
교회 모습과 신앙생활 고백
노인빈 신부(위)와 힙합음반 ‘양탄자’.(아래)
노인빈 신부(수원교구 청북본당 주임)가 힙합음반 ‘양탄자’(한국가톨릭문화원 제작, 1만3500원)를 냈다. 스냅백을 쓴다거나 힙합의 요란한 차림새를 하지 않은, 단정한 모습의 사제가 말하는 힙합음악은 어떨까.

“문득문득 너를 바라보고 있어/ 초점 없는 눈빛으로 일어서서/ 이 시간이 끝나기만을 어서/ 빨리 이 지루함으로부터 벗어/ 나기만을 바라보는 널 보고 있어(중략)/ 모른척하며 참아야만 했어/ 나도 니 나이때는 그랬어/ 라고 하며 이해한다 했었지만 말이지/ 사실 말이지/ 맘이 아프단 말이지/ 친구야 지금은 미사시간이란 말이지.”(‘주일 학생미사를 하다보면’ 중에서)

그가 쓰는 가사는 지극히 일상적이다. 솔직하고 직설적인 힙합음악의 기본을 지켜가며 일상에서 접하는 교회의 모습과 신앙생활을 고백한다. 교회 안에도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고 문화의 범위 또한 풍성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생각으로 음악작업을 시작했다.

“오래 전 예수님의 비유가 서민들에게 와 닿는 현실적인 비유였잖아요. 사목 일선에서 만나게 되는 여러 가지 안타까움과 어려움을 힙합으로 나타내고 싶었어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가사로 표현할 수 있으니까요.”

고등학교 때부터 힙합에 관심이 있던 그는 1990년대 가요계를 강타해 지금까지 하나의 문화적 장르로 자리하고 있는 힙합의 힘을 기억한다. 신학대학에서 접한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스의 저서 「양탄자」에 영감을 얻어 제목으로 정했다는 이번 음반의 부제는 내 친구들(ma home me). 한국가톨릭문화원의 임두빈(안드레아)씨가 제작을 맡고, 작곡과 노래 등에 참여했다. 또 생활성가 가수 홍지호(다미아노), 서미주(세실리아), 나정신(체칠리아)씨 등도 함께 했다. 이들이 한데 모인 공연은 7월 중 예정이다.

“힙합으로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구나 하고 마음을 열어 들어주셨으면 해요. 즐겁게 들어주신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네요.”

※문의 02-1577-3217 한국가톨릭문화원 성가사업부

오혜민 기자 (oh0311@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