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인터뷰] 뮤지컬 ‘서울할망 정난주’ 대학로 공연 앞둔 양창영 대표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15-04-21 수정일 2015-04-21 발행일 2015-04-26 제 2941호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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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혹했던 백색 순교의 삶  신앙 초월한 감동 전할 것”
순교자 황사영 부인  박해에도 믿음 지키다  제주서 37년간 노비생활 “일반에 공감 얻을 기회”
 5월 22일~6월 21일 서울 내여페극장
양창영 문화마케팅진흥원 대표는 ‘서울할망 정난주’ 대학로 공연이 종교를 넘어 모든 이에게 정난주의 진면목을 알릴 기회라고 말한다.
뮤지컬 ‘서울할망 정난주’ 포스터.
“모험이면서 도전입니다.”

뮤지컬 ‘서울할망 정난주’(원작 이원희) 기획자인 문화마케팅진흥원 양창영(로베르토·47) 대표가 5월 22일~6월 21일 한 달 동안 서울 대학로 ‘내여페극장’ 공연을 앞두고 가장 먼저 꺼낸 말이다.

“140여 개 극장이 밀집된 상업 공연의 격전지 대학로에서 가톨릭교회 순교사를 소재로 하는 ‘서울할망 정난주’를 무대에 올린다는 것은 가슴 떨리는 일입니다.”

‘서울할망 정난주’는 2013년 9월 ‘가시세비낭’(찔레나무를 뜻하는 제주도 방언)이라는 제목으로 서울 가톨릭청년회관 CY시어터에서 초연된 작품. 1801년 신유박해 때 제주도로 유배돼 37년간 노비생활을 했던 정난주(마리아, 본명 정명련)를 주인공으로 한다. ‘할망’은 할머니의 제주도 사투리로 정난주가 제주도에서 별명처럼 불렸던 호칭이다.

“‘서울할망 정난주’는 그동안 가톨릭청년회관과 여러 성당에서 공연을 하면서 극의 내용이 종교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신자들만 보는 작품이라는 문제의식을 갖게 됐습니다.” 대학로라는 상징적 공간으로 무대를 옮겨 기존 작품 내용에 대폭 수정과 보완을 가한 이유다.

이와 관련 그는 “원작자인 이원희(엘리사벳) 극단 ‘대월’ 대표도 예술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방향으로 재구성된 극의 내용 구현을 위해 배우들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고 전했다. 본래 4월에 공연 개막이 예정됐다가 한 달 늦춰진 이유도 보다 완벽한 공연을 추구하기 위해서다.

한국의 많은 교회사 인물 중 정난주를 택한 이유를 “한국 교회사에서 정난주는 사대부 가문에서 태어나 남편 황사영은 순교하고 자신은 노비로 전락했을 뿐만 아니라 아들 황경한은 추자도에 혼자 남겨진, 누구보다 드라마틱한 삶을 살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앙을 초월해 정난주라는 한 인간의 인생 역정은 현대인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천주교회 전체 신자의 20~30%인 100~150만 명이 보는 공연을 만들겠습니다.”

‘서울할망 정난주’ 대학로 공연의 목표를 염두에 둔 그는 “고 이태석 신부님도 그분의 모습이 영화화 되면서 신자, 비신자를 막론하고 모든 이의 심금을 울렸던 것처럼 정난주도 이번 공연을 통해 그 진면모가 알려진다면 누구나 감동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달간의 공연이 끝나면 관객 반응을 고려해 연장공연과 전국 순회공연, 해외공연까지 고려중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극장 로비에서 ‘순교자 유품 모집 전시회’가 동시에 열리는 것도 눈길을 끈다. 양 대표는 “아내가 5대째 천주교 집안인데 희귀 천주교 유품을 다수 소장하고 있다”면서 “집안에 잠자고 있는 천주교 유품들을 모집해 공연과 병행해 전시함으로써 공연의 사실성과 의의를 극대화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