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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88주년 특집-아시아 복음화와 한국교회] 아시아 선교 현황

특별취재반 박영호·이지연·김진영 기자
입력일 2015-03-25 수정일 2015-03-25 발행일 2015-03-29 제 2937호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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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다종교 상황에 맞는 현지 선교방식 찾아
한국인 선교사 보며 성소 결심… 사제 수도 늘어
그래픽 장지은 기자
한국교회가 본격적으로 해외선교에 나선 것은 1980년대부터다. 한국외방선교회가 1981년 파푸아뉴기니로 선교사제 3명을 파견한 것과 1984년 한국교회 최초로 전주교구가 피데이도눔으로 남미 지역에 선교사 보낸 것을 필두로, 교구와 수도회들은 그리스도의 복음을 선포할 선교사들을 세계 각국으로 보냈다.

특히 아시아 대륙은 한국교회의 해외선교 역사 초창기부터 관심 지역이었다. 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이 1982년 필리핀 디고스교구 내에 건립 중이던 수도원에 수사 2명을 파견했고, 1990년에는 한국외방선교회가 대만 신쮸교구에 선교사제 3명을 보냈다.

사제와 수도자뿐만 아니라 평신도들도 아시아 선교에 적극 동참했다. 성골롬반외방선교회 평신도 선교팀이 1990년 필리핀으로 선교를 떠났고, 이후 선교회의 ‘해외 평신도 선교사 프로그램’을 통해 파견된 수많은 평신도 선교사들이 대만, 피지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활동했다.

아시아 대륙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선교사들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교황청전교기구 한국지부의 선교사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09년 20개국 316명에서 2014년 현재 21개국 385명으로 늘어났다.

이는 아메리카(17개국 225명), 아프리카(20개국 79명) 지역으로 파견된 선교사 수와도 큰 차이를 보인다. 또한 세계 각지에서 아시아를 찾아온 선교사들 가운데서도 한국인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시아에 대한 한국교회의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다.

현지 선교사들은 서구 교회의 제국주의적 선교방식의 한계를 직접 목격하고, 아시아 선교를 해 온 40여 년 동안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아시아 지역에 적합한 선교 방식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선교사들은 대부분 가난하고 소외된 지역을 중심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빈민촌에서 공동생활을 하면서 장애인과 여성, 아동,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교육 사업을 펼친다. 자연재해와 전쟁, 민족 간 분쟁으로 피폐한 삶을 살고 있는 현지인들의 생활수준 향상을 위한 의료, 보건복지는 물론 자활 사업도 진행한다.

미얀마에서 11년 넘게 선교활동을 하고 있는 최수산나 수녀(성골롬반외방선교수녀회)는 “많은 선교사들이 현지인들과 함께 소통하고 살아가면서, 그들이 자연스럽게 삶 안에서 하느님을 발견하고 그리스도교적 정신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삶으로써 그리스도교 정신을 전달하는 선교사들의 노력은 최근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활동하고 있는 지역의 복음화율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사제 수도 증가하고 있어 현지 교회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사목현장에서는 한국인 선교사들의 영향으로 사제생활을 결심했다는 사제들도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한국교회의 선교 열정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선교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같은 대륙에 속하지만 나라마다 독특한 문화와 짙은 종교색으로 문화적인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언어 장벽이 높은 것도 문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철저한 교육과 준비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현지 선교사들은 조언한다.

김병수 신부(한국외방선교회, 제주 죠원모(周文謨)신부 피정의 집 책임자)는 “한국교회가 아시아 국가와 교회에 대해 얼마만큼 이해하고 있는지 자문해봐야 한다”면서 “아시아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종교 간의 대화, 토착화 등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별취재반 박영호·이지연·김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