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교단이 ‘사도들의 후계자’로서의 소명을 재확인하고, 교황과의 일치를 다지는 사도좌 정기방문(Ad Limina Apostolorum, 이하 앗 리미나)을 시작했다.
주교단은 3월 9일 오전 7시15분 이탈리아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 지하 베드로 사도 무덤 제대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2015년 앗 리미나 공식 일정에 들어갔다.
이날 미사를 주례한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는 “우리 주교들은 로마 사도좌 방문을 통해 각자에게 맡겨진 주교 직무를 새롭게 갱신하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갖는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에도 수만 명의 순례객들이 사도신경을 바치며 자신의 신앙을 고백하는 곳에서 한국 주교단이 함께 모여 미사를 봉헌하는 것은 하느님께 드리는 큰 기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주교단은 1980년 10월 한국 천주교 200주년 기념대회를 앞두고 앗 리미나를 처음으로 실시한 바 있다. 이어 앗 리미나는 2007년까지 총 여섯 차례 이뤄졌다.
특히 올해 앗 리미나는 두 개 그룹으로 나눠진 주교단이 프란치스코 교황과 둘러앉아 지역교회 현안, 사목적 관심 등에 대해 격의없이 대화하는 장으로 진행된다. 기존 앗 리미나는 대부분 교황과 개별 주교들의 짧은 만남으로 구성, 다소 촉박하게 이어지는 아쉬움이 있었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도 “이번 앗 리미나는 주교들이 프란치스코 교황님과 충분한 시간을 갖고 대화하는 장으로 이어져 기쁨을 더한다”고 전했다.
2015년 앗 리미나에는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와 염수정 추기경 등 현직 주교회의 회원 25명 전원과 박정일 주교(전임 마산교구장) 등 총 26명의 주교들이 참가했다. 주교들은 9일과 12일 각각 진행되는 그룹 앗 리미나에 이어, 인류복음화성과 국무원을 비롯한 교황청 각 부서를 방문하고 교황 방한 후속 알현 시간 등을 갖는다. 특히 12일에는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한국 교회 평신도 대표들, 교황청 각 부서 추기경 및 주교들과 함께 124위 시복 감사미사를 봉헌한다. 앗 리미나 공식 일정은 17일까지 이어진다.
한편 한국 주교단은 앗 리미나 시작일인 9일 이탈리아 로마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국제 선교 추진 센터(Centor Internazionale Di Animazione Missionaria, CIAM 치암)에서 주교회의 2015년 춘계 정기총회를 개막, 각종 현안 논의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