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이런 사목 어때요] 연천지역 2개 본당 합동 환경보호 활동

서상덕 기자
입력일 2014-10-28 수정일 2014-10-28 발행일 2014-11-02 제 2917호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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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환경보호, 성과도 보람도 두 배
의정부교구 연천·전곡본당 가족들
지역 내 한탄강 등 찾아 EM볼 투척 행사
“형제애 연대 기쁨 나누는 좋은 체험”
연합 성지순례 및 합동 지역 봉사도 실시
전곡·연천본당 신자들이 EM볼을 강에 던지고 있다.
“이걸 던지면 뭐가 좋은 거예요?”

어른들과 나란히 한탄강을 바라보고 선 안효진(크리스티나·초1·의정부교구 전곡본당)양은 호기심 가득한 표정이었다. 안양의 두 손에는 주일학교 선생님이 쥐여준 ‘EM(Effective Micro-organism, 유용미생물)볼’이 들려있었다.

“이 공모양 흙에는 우리 눈에는 보이진 않지만 강을 깨끗하게 만드는 게 들어있어서 강이 더 맑고 건강해진단다.”

경기도 연천지역에 자리한 전곡본당(주임 김규봉 신부)·연천본당(주임 김부섭 신부)이 하천 수질정화를 위해 함께 마련한 EM볼 투척 행사가 열린 10월 26일 오후, 어른들도 아이들 마냥 신이 났다.

“하나 둘 셋에 던지는 거예요. 자, 하나, 둘, 셋!”

300여 개의 EM볼이 강 수면에 꽂힐 때마다 탄성이 터져 나왔다.

“우와! 우리 게 더 멀리 갔어.”“수녀님도 한 번 던져보세요.”

마치 소풍처럼 치러진 이 날 행사가 열리기까지 연천본당 김부섭 신부의 힘이 컸다. 두 본당 신자들이 함께 환경보호 활동을 해보자는 전곡본당 김규봉 신부의 제안에 이왕이면 온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행사로 만들어보자며 아이디어를 보탠 것. 이미 EM에 대해 알고 있던 두 본당 신자들은 이번 행사를 위해 한 달 전부터 동두천 시내까지 나가 동두천EM센터에서 EM볼 만드는 법을 배워왔다. 행사가 열리기 보름 전에는 두 본당 주일학교 학생들이 중심이 돼 황토와 EM액을 섞어 직접 EM볼을 빚는 시간을 가졌다.

행사 당일 두 본당에서 참여한 100여 명의 신자들은 연천본당 관할 내에 있는 차타천과 전곡본당 관할 내를 흐르는 한탄강을 함께 찾았다. 구역을 나눠 각자가 만들어온 EM볼을 강에 던져 넣는 단순한 행사였지만 오가는 말과 웃음이 섞이면서 행사가 끝날 때쯤 두 본당 신자들은 부쩍 가까워진 모습이었다.

아빠 한승훈(스테파노·53·의정부교구 연천본당) 엄마 박영미(미카엘라·55)씨와 함께 행사에 참가한 지원(세례자 요한·초5)군은 “EM볼을 만들 땐 냄새도 좀 났지만, 환경을 깨끗하게 만든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연천지역 본당들이 만들어가는 협력사목의 모습은 이만이 아니다.

지난 5월에는 연천지역에 위치한 전곡본당·연천본당·상리본당 등 3개 본당 신자 440여 명이 한데 어울려 원주교구 배론성지로 연합 성지순례를 떠나는가 하면, 지난 2013년부터 본당들 내에 ‘라파엘 천사단’을 구성해 지붕 보수부터 외벽 개량, 담장 도색, 단열공사, 계단 교체, 도배, 장판 교체 등 웬만한 집수리는 물론이고 제초작업, 모종심기, 가을걷이 등 농사일에, 환경 미화 등의 활동도 함께 펼치며 지역사회 곳곳에 그리스도의 향기를 전하고 있다.

연천본당 주임 김부섭 신부는 “혼자서는 엄두를 내기 힘든 활동을 함께 펼쳐나가며 프란치스코 교황이 강조한 형제애와 연대의 기쁨을 나눌 수 있어 좋은 체험이 되는 것 같다”면서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이웃을 위해 봉사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뿌리내릴 때 지역사회도 함께 건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늘도 연천지역 곳곳에서는 “연천은 하나다!”라는 신자들의 구호가 메아리치고 있을 것이다.

서상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