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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부들의 성경주해] (253) 탈출기 3,3

노성기 신부(광주가톨릭대학교 총장·한국교부학연구회원)
입력일 2014-10-28 수정일 2014-10-28 발행일 2014-11-02 제 2917호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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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을 전하는 아름다운 발
"모세는 ‘내가 가서 이 놀라운 광경을 보아야겠다. 저 떨기가 왜 타 버리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였다" (탈출기 3,3)

복음을 전하는 아름다운 발

모세처럼 지나가십시오. 그러면 여러분은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의 하느님을 보고, 놀라운 광경을 볼지 모릅니다. 이는 실로 놀라운 광경입니다. 그러나 이 광경을 보기 원한다면, 발에서 신을 벗으십시오. 악의 모든 끈을 벗으십시오. 세상의 굴레를 벗으십시오. 세속적인 신발은 여러분 뒤에 버려두십시오. 사도들이 세속적인 것들을 지니지 않도록 신발도, 돈도, 금이나 은도 몸에 지니지 말라고 하시며 그들을 파견하신 예수님처럼(참조: 마르 6,8-9 마태 10,9-10 루카 9,3) 하십시오. 선을 추구하는 사람은 그의 신발 때문이 아니라, 그의 발의 부지런함과 선을 향한 열정 때문에 칭송받기 때문입니다. 성경이 ‘평화의 복음을 선포하고,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들의 발이 얼마나 아름다운가?’(참조: 로마 10,15 이사 52,7)라고 말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니 여러분의 발에서 신을 벗으십시오. 그리하면 복음을 선포하는 아름다운 발이 될 것입니다(암브로시우스, 「세상 도피」 5,25).

교부들은 ‘신발을 벗는 것’에 대한 의미를 다양하게 설명하다. 신발은 죽은 동물의 가죽이다. 따라서 모세가 받은 명령은 죽은 일들을 저버리라는 것이다(아우구스티누스). 신발은 육의 옷을 나타낸다(암브로시우스). 가죽같이 죽은 것들은 아무것도 인간과 하느님 사이에 끼어들 수 없다(나지안주스의 그레고리우스). 신발을 벗어 버리는 것은 정욕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이다(폰투스의 에바그리우스).

영 안에서 걷도록

“네 발에서 신을 벗어라”라는 말을 들은 이는 모세였습니다. 이는 백성들을 하느님의 나라로 불러야 할 때, 그는 먼저 육의 옷을 한 쪽에 벗어 놓고 영 안에서 그리고 벌거벗은 정신의 발걸음으로 걷도록 하기 위함이었습니다(암브로시우스, 「이사악 또는 영혼」 4,16).

죽은 것을 나타내는 신발

…모세가 산 위에서 한 것처럼, 신발을 벗도록 합시다. 그리하여 죽은 것은 거기에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도록, 인간과 하느님 사이에 아무것도 끼어들지 못하게 합시다(나지안주스의 그레고리우스, 「거룩한 부활절」 (연설 45) 19).

욕정에서 벗어나기

모세가 불타는 떨기 가까이 다가가려고 하였을 때 발에서 신을 벗기 전에는 그 일이 허락되지 않았다면, 당신이 모든 생각과 지각 너머에 계신 유일한 분을 보고자 할 때, 욕정으로 물든 모든 생각을 벗어 버려야 하지 않겠습니까?(폰투스의 에바그리우스, 「기도론」 4).

죽은 일들

신발은 무엇입니까?… 죽은 동물에서 얻은 가죽입니다. 죽은 동물의 가죽이 우리의 발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명령받은 것은 무엇입니까? 죽은 일들을 그만두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하느님께서 모세에게 “네가 서 있는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는 말씀으로,… 상징적으로 가르치신 것입니다. 하느님의 교회보다 더 거룩한 땅은 없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그러므로 우리가 교회 안에 있는 한, 우리의 신발을 벗읍시다. 죽은 일들은 저버리도록 합시다(아우구스티누스, 「설교집」 101,7).

노성기 신부(광주가톨릭대학교 총장·한국교부학연구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