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교황 “사형제뿐 아니라 종신형도 폐지돼야”

입력일 2014-10-28 수정일 2014-10-28 발행일 2014-11-02 제 2917호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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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 CNS】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형제도는 물론 종신형도 사형과 마찬가지로 폐지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의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사회정의 추구는 도외시한 채, 모든 것을 범죄에 대한 강력한 처벌로만 사회문제를 풀어나가려는 ‘형법적 포퓰리즘’(penal populism)을 거부하고, 사형제는 물론 종신형까지도 폐지할 것을 요청한 것이다.

교황은 23일 국제형사법협회 대표들과의 만남에서 “오늘날 사형제만이 불의한 공격으로부터 사람들의 안전한 삶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모든 그리스도교 신자들과 선의의 사람들은 사형 폐지뿐만 아니라, 자유와 인간 존엄을 존중하지 않는 수감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투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가톨릭교회교리서를 인용하면서 사형만이 범죄를 막을 유일한 방법이라면 교회의 전통적 가르침 역시 사형제를 배제하지는 않지만 오늘날 범죄의 위험에서 사회를 보호하기 위해서 사형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나아가 적법한 재판을 받지 않고 불법적으로 이뤄지는 형벌 행위에 대해서 강력하게 비난했다. 일부 국가의 경우 수감된 재소자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재판 없이 구금돼있고 강제수용소에서 죄수들에 대한 고문이 자행되는 등 임의로 이뤄지는 형벌 행위도 강도 높게 비난했다.

또 “우리는 성인의 선행으로부터만 무엇인가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실패와 죄의 오류를 통해서도 배운다”며 “처벌을 남용하는 사회에서 다양한 사회문제들이 오직 처벌을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다는 생각이 늘어가고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