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미국 달라스교구, 에볼라 첫 사망자 가족에게 거처 제공

입력일 2014-10-28 수정일 2014-10-28 발행일 2014-11-02 제 2917호 10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에볼라 공포 뛰어넘은 나눔
【달라스, 미국 CNS】 미국에서 처음으로 에볼라 확진 판정을 받고 지난 8일 사망한 토마스 에릭 던컨과 함께 있던 가족 4명에게 달라스 교구가 손을 내밀었다.

이들은 토마스 에릭 던컨의 약혼녀 루이스 트로와 그의 아들, 조카 2명으로 던컨과 함께 생활해 에볼라 감염 우려 최우선 대상자로 꼽혔으며, 가택 연금 후 격리 수용시설을 찾았지만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로 아무도 지원 의사를 밝히지 않았던 상황이었다.

이후 이들을 염려한 달라스 시내 여러 교회가 던컨과 바이러스 감염 우려 대상자들을 위한 촛불시위 및 기도회를 열었다. 또 클레이 젠킨스 달라스 카운티 판사와 메이어 마이크 롤링 달라스 시장이 지역언론인 달라스 모닝뉴스를 통해 “지역 거주자들이 에볼라 감염 의심판정을 받은 대상자들을 동정과 환대로 바라봐 주길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계속해서 이들의 거처를 찾고 있던 판사와 시장은 마지막으로 달라스교구장 캐빈 패럴 주교에게 거주 공간을 제공해줄 것을 요청했으며 주교는 이들의 제안에 흔쾌히 응했다. 패럴 주교는 이들을 위해 교구의 한 시설을 빌려주고, 그들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패럴 주교는 “던컨의 가족들이 거처하기에 알맞은 장소를 찾으려고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그동안 찾지 못했다”며 “그들에게 시설을 빌려주는 것은 ‘옳은 일’이라고 생각했고, 우리가 이 일을 하게 돼 너무나 기쁘다”고 말했다.

또 “이번 일로 우리는 인종과 종교에 상관없이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우리의 형제자매들을 보살펴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그들이 가톨릭 신자여서 도와주는 것이 아닌, 우리가 신앙인이기 때문에 그들을 도와주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던컨의 가족들은 에볼라 잠복기인 21일 동안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격리 해제됐지만 돌아갈 곳이 없는 상황으로, 패럴 주교는 이들이 새로운 거처를 찾을 때까지 계속해서 시설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망한 토마스 에릭 던컨은 지난 9월 서아프리카 라이베이아에서 약혼녀 트로를 보기 위해 20일 달라스에 도착했으며, 몸이 불편한 것을 느껴 텍사스 장로교 병원을 찾았다. 이후 다시 집으로 돌아왔지만 상황이 나빠져 며칠 후 응급차를 타고 돌아간 병원에서 최종적으로 에볼라 바이러스 양성반응 판정을 받았다. 또 그를 치료하던 간호사 2명이 에볼라에 감염되고, 그와 함께 지내던 가족들은 격리 조치되는 등 달라스 지역사회는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공포에 떨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