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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계도 “비바 파파” 교황 관련 서적 ‘봇물’

주정아 기자
입력일 2014-09-02 수정일 2014-09-02 발행일 2014-09-07 제 2910호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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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신·사랑 등 교황 메시지 되새기며 환기시켜
인문학적 해설서·사진집 등 종류도 다양
8월 17일 해미읍성에서 봉헌된 아시아 청년대회 폐막미사에서 교황이 환호하는 청년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첫 한국 방문. 이 만남을 영적 도약의 발판으로 삼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프란치스코 교황은 신자들부터 자신의 눈이 아닌 하느님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것을 촉구한다. 교황 방한 전후 봇물 터지듯 발간되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 관련 책자들은, 그가 남긴 메시지와 쇄신의 방향을 새로 환기시켜 준다.

특히 4명의 사제가 함께 교황 방한 의미와 프란치스코 성인의 영성을 형성과학을 바탕으로 논의하고 글로 엮어내 관심을 모은다.

수원교구 정영식·윤재익·민영기·김봉기 신부는 미국 현대 영성신학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아드리안 반 카암 신부의 ‘영성적 영성이론’을 토대로 정기적인 모임을 마련하고 있다. 이 모임은 사제로서의 삶을 성찰하고 참 진리를 탐구하는 노력의 한 장이다. 교황 방한 소식이 전해진 이후에는 일상 안에서 정화의 만남 준비를 지속해왔다. 그 결실로 선보인 「형성적 영성 이론으로 본 프란치스코 교황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183쪽/ 1만1000원/ 쉐마북스)는 프란치스코 성인과 교황의 삶은 물론 그들이 전해준 메시지들을 총체적으로 풀어준다.

‘가톨릭 사제들, 프란치스코를 이야기하다’란 부제를 붙인 이 책에서 정영식 신부는 우선 ‘우리는 어떤 존재인가’, ‘성 프란치스코의 영성’, ‘잘 산다는 것’, ‘복음의 기쁨’ 등에 관해 해설했다. 이어 윤재익 신부가 ‘교황을 맞는 이 시대, 한국사회의 자화상’, ‘교황님의 주례사’, ‘교황 프란치스코가 한국사회에 던지는 질문’ 등을, 민영기 신부가 ‘성 프란치스코와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 프란치스코의 겸손’ 등을, 김봉기 신부가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교황 프란치스코가 말하는 세상의 영향’, ‘교황 프란치스코의 그리스도적 사회활동’ 등에 관해 밝히고 있다. 부록으로 프란치스코 성인과 교황의 생애와 영성, 용어해설도 실었다.

「프란치스코가 프란치스코에게」(익명의 사제 지음/ 윤선아 옮김/ 216쪽/ 1만2000원/ 분도출판사)는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보낸 14통의 가상 편지다.

각 편지들은 오늘의 교회를 현실적이며 비판적으로 조명하고, 2000년 전 그리스도가 전한 복음과 현대 그리스도인의 삶 사이에 놓인 모순을 지적한다. 성인이 교황에게, 더불어 지금 우리에게 촉구하는 것은 그리스도의 복음이란 본질을 지키자는 것이다. 다시금 성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세상의 매듭을 푸는 교황 프란치스코」(제병영 신부 옮김/ 348쪽/ 1만5000원/ 하양인)는 하양인 출판사가 바티칸출판사와 단독 계약해 한국어판으로 낸 책이다.

이 책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펼친 다양한 연설과 강론, 메시지 등을 4부, 8장, 40꼭지로 엮어 소개한다.

한국어 번역에 나선 제병영 신부(예수회)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씀들은 단순명료하고 사실과 본질에 대해 정곡을 찌르는 메시지로 이뤄진 것이 특징”이라며 “그래서 때론 속이 후련하고, 때론 박수를 치게 되고, 때론 두려움이 들기도 한다”고 전했다.

「행동하는 교황 파파 프란치스코」(한상봉 지음/ 312쪽/ 1만4800원/ 다섯수레)는 평신도 신학자가 쓴 교황에 관한 인문학적 해설서다. 저자는 거침없이 교회 개혁에 나서고 있는 교황의 모습, 그 행동 배경에 주목한다.

교황의 입을 빌어 “이 복음이 누구에게 기쁜 소식이 될 것인가”라고 물으며 “교회는 우선적으로 가난한 이들에게 봉헌된 존재로 살아야 한다”는 교황의 생각을 강조한다. ‘하느님의 자비가 선택한 교황’, ‘교회 개혁의 첫새벽’ 등 총 2부에 걸쳐 “사랑한다면 행동하라”는 교황의 메시지를 전한다.

「교황과 나」(김근수 지음/ 261쪽/ 1만4500원/ 메디치미디어)는 해방신학자가 쓴 ‘개혁 교황 프란치스코와 한국’에 관한 인문서다.

저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삶을 영웅적으로 조명하는 대신 ‘예수회, 프란치스코, 아르헨티나’라는 문화와 조직 차원에서 풀어냈다. 또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출된 역사적 맥락과 교황의 개혁 메시지를 바로 우리 자신에게 적용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특히 저자는 교황청에서 일고 있는 자정의 목소리가 한국 땅에는 아직 미치지 않고 있다고 말하며, 가난한 교회, 가난한 사람의 편에 선 교회, 평신도가 앞장서서 이끌어가는 교회가 돼야 한다고 촉구한다.

「우리 곁의 교황 파파 프란치스코」(프란치스코 교황 글/ 주원준 엮음/ 248쪽/ 2만3000원/ 궁리)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인상적인 말과 사진들을 엮은 기획 사진집이다.

교황 관련 사진들은 물론 세월호 참사 등 한국사회의 상처들을 담은 장면을 함께 선보이는 것도 이 책의 특징이다. ‘제가 여러분을 축복하기 전에 여러분들이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하느님은 가난한 사람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사랑하십니다’, ‘예수님이 주신 혁명만큼 강한 것은 없습니다’ 등 6개 메시지로 6개 장을 구성했다.

주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