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2년만에 명동성당 개발 1단계 완성

이지연 기자
입력일 2014-09-02 수정일 2014-09-02 발행일 2014-09-07 제 2910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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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청 신청사 신축 16일 축복식
성당 진입로 탈바꿈 유선형 경사로 복원
서울대교구가 16일 새로운 교구청에서 새로운 역사의 첫 장을 쓴다. 명동성당 우측에 신축된 지하 4층, 지상 10층 규모의 교구청 신청사에는 교구장 집무실, 접견실, 강의실, 지하주차장 등이 마련돼 있다. 2년여의 공사 끝에 명동성당과 서울대교구청 신청사는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사진 가톨릭건축사 사무소
2년여의 공사 끝에 한국교회 역사의 중심에 서 있는 명동성당이 탈바꿈했다. 시민들에게는 문을 활짝 열었고, 1898년 지어진 명동성당의 첫 모습에 가깝게 복원됐다.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변신한 것이다.

가장 큰 변화는 서울대교구청 신청사의 신축이다. 명동성당으로 올라가는 차로 우측에 세워진 신청사는 지하 4층, 지상 10층 높이로, 교구장 집무실과 접견실, 강의실, 지하주차장 등으로 구성됐다. 교구의 중요한 행정 업무가 이뤄지는 공간이지만 한편으로는 1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강의실도 마련, 신자들이 영성을 심화시킬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교구청 지하에 생긴 지하주차장 역시 의미 있는 변화 중 하나다. 학계의 연구 결과, 건물 권역 내 자동차 진입으로 발생하는 진동은 건물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명동성당 내 자동차 진입을 최소화하면서도 교구청과 성당을 찾는 사제와 수도자, 신자들의 편의를 고려해 지하주차장을 확보한 것이다.

명동성당 진입로인 들머리도 색다르게 바뀌었다. 계단은 명동성당 입구와 맞닿게 조성했으며, 차로는 명동성당 완공 당시 존재했던 유선형 경사로를 복원한 것이다. 성당으로 올라가는 길 구석 구석에는 벤치를 설치해 누구나 찾아와서 쉴 수 있도록 만들었다. 성모동굴은 기존의 위치에서 눈높이가 높아진 것 외에 각 성상의 위치는 하나도 변경되지 않도록 신경 썼다.

변하지 않은 듯 변한 것이 이번 공사의 특징이다.

기존의 건축물과 이질감이 생기지 않도록 빨간 벽돌을 주요 재료로 활용했다. 그러면서도 현대적인 미를 살리기 위해 교구청사 가운데를 유리로 마감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출입하게 될 마을광장은 삼각틀로 현대와 과거가 어우러지는 느낌을 연출했다.

또한 신청사와 기존건물을 연결하는 통로는 이번 공사의 취지를 잘 설명한다. 과거와 현재가 단절된 것이 아니라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공간이다. 기존의 건물은 서울대교구의 역사를 보여주는 전시공간으로 활용된다.

공사 도중 발견된 구한말 집터와 지하 관로는 문화재청의 요청에 따라 유리관을 설치해 보관하고 있으며, 누구나 관람할 수 있도록 안내할 예정이다.

명동성당개발 1단계를 이끈 가톨릭건축사 사무소 담당 황인환 신부는 “기존의 명동성당과 이질감이 없으면서도 시민들이 편하게 휴식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공간을 구성하는 것이 이번 공사의 목적이었다”고 말했다.

총 4단계로 나눠 오는 2029년까지 진행될 명동성당 종합계획 중 1단계를 마무리한 서울대교구는 오는 16일 오전 10시 교구청 신청사 축복식을 봉헌한다.

이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