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현장에서] 슬픔을 넘어서 / 김진영 기자

김진영 기자
입력일 2014-07-29 수정일 2014-07-29 발행일 2014-08-03 제 2906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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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4일 광주대교구 연동성당에서 ‘세월호 참사 100일 참회와 새로움을 위한 미사’가 봉헌됐다. 이날 미사에는 안산 단원고에서 팽목항을 향해 십자가 도보순례를 하고 있는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고(故) 김웅기군의 아버지 김학일(루도비코)씨와 고(故) 이승현군의 아버지 이호진씨, 누나 이아름씨도 함께 했다.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가 유가족들을 소개하자 이곳저곳에서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소중한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을 생각해보니 저절로 눈물이 나네요.”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을 생각해보니 이날 미사에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하는 신자들의 눈은 붉게 물들어 있었다.

27일 진도 팽목항에서 봉헌된 미사에도 500여 명의 신자들이 참례했다. 교구 각지에서 모인 신자들은 연도를 바치고, 미사를 참례한 후 저마다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진도 팽목항에 성모동굴이 생겼다. 세월호 희생자들의 시신이 인양된 후 가족들과 처음 만난 자리에 사슬과 부표로 벽을 세우고, 신자들의 염원을 담은 리본들로 꾸며진 성모동굴은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러 온 신자들에 의해 점점 더 구색을 갖추고 있다.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100일이 넘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많은 신자들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이제는 참사의 원인을 규명하고,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할 일이 남았다.

분명한 것은 진상규명이 이뤄지지 않는 한 세월호의 충격에서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세월호 참사의 아픔과 슬픔을 이겨내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진실을 밝혀야만 한다.

우리의 노력과 기도는 주님께서 기억해주실 것이다.

김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