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세계주교대의원회의 3차 임시총회 의안집 해설 (4·끝) 생명에 대한 개방성과 자녀 양육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14-07-29 수정일 2014-07-29 발행일 2014-08-03 제 2906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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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생명에 열린 ‘개방성’ 가져야
인공 피임 등 인위적 산아조절 만연
생명 무시한 세속 교육이 문제 키워
사명감 갖고 가정에서 ‘신앙 교육’ 해야
의안집 제3부는 생명에 대한 개방성과 그리스도교적 자녀 양육의 문제를 다룬다. 의안집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부부가 생명에 대한 개방성에 열려 있기 어려운 사회적 상황에 처하게 됐음을 지적한다. 이러한 어려움은 근본적으로 교회가 제시하는 생명에 대한 가르침과 극도로 세속화된 사회 안에서 만연한 생명 의식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교황 바오로 6세는 이 점을 자신의 회칙 ‘인간 생명’(Humanae Vitae)에서 “모든 이들이 이 특별한 가르침을 쉽게 받아들이지는 않는다”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표시했다. 바오로 6세는 특히 교회의 가르침에 대한 반대가 날로 발전하는 커뮤니케이션 수단들에 의해 더 확대된다고 지적하면서, 교회가 ‘반대를 받는 표징’(루카 2,34)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황은 이것을 이유로 겸손하지만 확고하게 자연법적으로나 복음적으로나 도덕적 법 전체를 선포하는 임무를 피할 수는 없다고 확언했다.

의안집은 혼인한 부부와 가정이 항상 생명에 대한 개방성을 유지해야 하는데, 사실상 오늘날 인위적인 산아 조절이 만연됨으로써 그러한 개방성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처럼 교회의 가르침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를 의안집은 교육에서 찾는다. 즉, 교회의 가르침은 세속화된 시민사회에서의 교육과 차이를 보이는데, 이는 근본적으로 인간관의 문제이다. 세속 사회의 교육은 인간 존재와 생명의 원칙과 개념을 고려하지 않은 채 교회의 인간과 생명에 관한 가르침을 가볍게 무시한다고 말했다.

의안집은 대개의 경우 낙태를 죄라고 생각하지만 인공 피임은 전혀 죄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인공 피임에 대한 관대한 태도와 개인주의적인 인간관은 인구 전체의 감소를 야기하고, 부부간·세대간 관계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따라서 교회는 이러한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생명에 대해 개방적인 태도와 의식을 고무하는 사목 프로그램을 계발, 실시해야 한다.

제3부의 두 번째 부분은 그리스도교적인 자녀 양육의 어려움과 과제를 다룬다. 의안집은 자녀 양육은 온전히 통합적이어야 하며, 그럼으로써 삶 전체의 여정을 바르게 인도하는 ‘위대한 진리의 문제’에 응답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자녀 양육은 특별히 신앙의 전수와 관련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부모들은 단순히 자녀들을 세상에 내놓을 뿐만 아니라, 그들을 하느님께 인도해 세례를 통해 하느님 자녀로 다시 태어나 신앙의 은총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자녀 양육과 신앙의 전수는 긴밀히 연결되는데, 의안집은 특별히 세대간의 단절이 신앙 전수라는 가정의 그리스도교적 사명에 큰 장애가 되고 있음을 고백한다.

즉, 과거에는 가정 안에서 신앙 교육이 이뤄지고 끊임없는 신앙 전수가 이어졌지만 오늘날 가정의 변화는 가정의 교육적 기능과 역할에 큰 영향을 미쳤다. 오늘날 가정과 부부, 특히 젊은 부부들은 자녀에게 종교와 관련해 부모의 뜻을 강제하거나, 자녀들과 종교 문제로 갈등을 빚는 것을 기피함으로써 가정 안에서의 신앙 교육이 사라지는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의안집은 ‘비정상적’ 가정의 자녀 양육과 교육에 관심을 두고, 동성애 결합 가정, 홀부모 가정, ‘거리의 아이들’에 대한 사목적 배려에 관심을 가질 것을 지적하고, 사목적으로 어려운 상태에 있는 가정의 자녀들은 공동체에서 제외되거나 배척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않도록 사목적인 배려가 주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