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교황 방한 특집 D-32] 국내 교황 맞이 움직임

박지순 기자,이우현 기자
입력일 2014-07-08 수정일 2014-07-08 발행일 2014-07-13 제 2903호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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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콘서트·지자체 차원 심포지엄… 사회적 관심 점점 커져
■ 청주, 교황방문 준비위원 106명 임명

청주교구 교황방문 준비위원회(위원장 장봉훈 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교구 사목방문을 앞두고 3일 내덕동주교좌성당에서 방문 감사 미사 및 위원 임명장 수여식을 가졌다.

위원회의 공식적인 출범의 의미를 담는 것과 함께, 위원들을 격려하기 위한 이날 미사에는 교구 사제 및 수도자, 위원회 위원, 신자 등 약 200여 명이 참석했다. 또한 임명장 수여식에서는 집행위원장 이범현 신부를 비롯한 위원 106명에게 임명장이 전달됐다.

3일 봉헌된 청주교구 교황방문 준비위원회 미사에서 장봉훈 주교가 임명장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 청주교구
위원장 장봉훈 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교구 사목방문은 하느님의 특별한 안배이며 사랑”이라고 강조하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지고 있는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에 대한 비전은 새로운 교회 개혁의 사명이며, 우리는 모두 예외 없이 그 주역으로 초대받았기에, 위원들도 모두 하느님께서 주신 시간과 재능을 기쁘게 봉헌할 수 있도록 결심을 하자”고 청했다.

한편, 위원회는 미사에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교구 사목방문에 따른 계획을 발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는 8월 16일 교구 음성 꽃동네를 방문해 장애인, 수도자 및 평신도 사도직 지도자들과 만난다.

<이우현 기자>

■ 청주, 교황 방한 40일 앞두고 장애인 위한 사랑의 하모니

청주교구 교황방문 준비위원회(위원장 장봉훈 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교구 사목방문(8월16일)을 환영하기 위해 7일 오후 7시30분 청주체육관 특설무대에서 교구 새생명지원센터 주관으로, ‘생명·나눔 콘서트’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교구 방문을 기다리는 40일 전, 우리 사회 내 장애인 및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의 빛을 밝히고, 지역민들의 일치와 화합을 기원하고자 마련됐다.

공연에는 인순이, 안치환, 더원 등 대중가수와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이희아씨 등이 함께 했다. 또한 청주시립무용단과 시립 국악단, 안젤루스도미니 어린이 합창단도 무대에 올랐다.

7일 청주교구 교황방문 준비위원회가 마련한 교구 ‘생명·나눔 콘서트’에서 가수 인순이씨와 안젤루스도미니 어린이 합창단이 함께 노래하고 있다. 사진 청주교구
교구 교황방문 준비위원장 장봉훈 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교구 사목방문을 환영하며 특히, 장애아동들과의 만남은 우리에게 장애인들에 대한 우선적인 사랑과 관심을 온몸으로 호소하는 외침”이라며 “장애인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서 비롯된 높은 벽을 허물고 그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데 앞장서고, 그들에 대한 사랑과 관심, 그리고 이해의 폭을 넓혀 생명과 사랑의 빛을 밝히는 일에 동참하기를 희망 한다”고 당부했다.

<이우현 기자>

■ 충남 연구기관, 내포지역 교황 방문 의미·천주교 역할 재조명

심포지엄 열어 순례길 조성 등 지자체 방안 모색

충남발전연구원(원장 강현수)과 당진문화원(원장 유종인)은 2일 당진문화원 강당에서 ‘교황의 충남 방문 의미와 가치’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8월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과 충남 내포지역 방문을 앞두고 천주교의 사회문화적 가치와 역할을 재조명하고 충청남도 차원의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준비됐다. 심포지엄에는 충청남도 송석두 행정부지사, 김홍장 당진시장, 지역 유관단체장과 시민, 공무원 등 100여 명이 참석해 교황 방문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보였다.

주제발표에서 대전교구 내포교회사연구소 소장 김정환 신부는 “교황님의 아시아청년대회 참석으로 지역 차원의 종교행사가 국제행사로 확대된 만큼 한국 천주교 역사에서 중요 위치를 차지하는 내포 지역을 세계적인 순례길로 조성하는 등 중장기적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충남발전연구원과 당진문화원이 2일 공동주최한 ‘교황의 충남 방문 의미와 가치’ 심포지엄 종합토론에서 합덕본당 김성태 주임신부(왼쪽에서 세 번째)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 충남발전연구원
고려대 조광(이냐시오) 명예교수는 내포 지역 신앙공동체의 특성에 대해 “홍주, 덕산, 천안 등지에는 양인과 천인 출신 신자들이 중심을 이뤘다”며 “이것은 신분해방을 전제로 하는 근대사회의 형성에 내포지역 천주교가 사상적 기반을 제공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교황이 충남을 방문하게 된 계기도 천주교회사에서 내포지역이 지니고 있는 역사적, 사회문화적 가치 때문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주제발표에 이어 강현수 원장 사회로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합덕본당 주임 김성태 신부는 “이번 교황님 방문은 충남 내포지역 순교자들의 역사적 가치가 세계적으로 인정됐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 지역 순교사를 올바르게 전달, 보존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순 기자>

■ 한국언론 뜨거운 교황 사랑

사회·정치 분야까지 공감대

프란치스코 교황의 일거수일투족이 연일 뉴스거리가 되고 있다.

교황청 소식을 전 세계에 송출하는 바티칸텔레비전센터(CTV)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40% 급증했다는 사실도 언론의 교황 사랑을 반영한다. CTV 대표 다리오 비가노 주교는 “교황님 화면을 보내달라는 요청이 전세계적으로 쇄도하고 있다”고 밝힐 정도다. 또한 미국의 한 가톨릭매체는 온라인 기사 구독 횟수가 44% 급증했고, 교황 소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주간지 ‘일 미오 파파’는 창간호가 300만부 넘게 팔렸다.

한국 언론 역시 프란치스코 교황을 향한 지속적인 관심을 쏟아내고 있다. 신문과 TV에서는 매일 같이 교황 소식을 보도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 선출 1주년을 기념해 3월 22일 특집편을 방송한 KBS 1TV ‘세계는 지금’은 국내 언론 처음으로 바티칸과 아르헨티나에서 교황의 발자취를 취재했다. 교황청에서도 아시아 방송국의 취재 열정에 놀라움을 표할 정도였다. 강윤기 PD는 “교황 취재는 주로 유럽권 기자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아시아에서 취재를 왔다고 하니 굉장히 놀란 기색이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주교회의 미디어부(국장 이정주 신부)가 교계와 일반 매체의 가톨릭교회 관련 기사 제목을 분석한 결과, 단연 ‘프란치스코’가 최대 키워드로 뽑혔다.

교황의 한국 방문이 결정된 이후에는 보도 열기가 더욱 뜨거워졌다. 교황이 한국에서 방문하는 지역과 이동수단, 만나는 사람 등은 물론 최근 건강상태까지 교황의 모든 것이 화제가 되고 있다. 단순한 관심을 넘어 교황에게 거는 기대를 기사에 담는 기자들도 있다. 경향신문 한윤정 문화부장은 6월 ‘프란치스코 교황이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제목으로 칼럼을 게재했다. 한 부장은 “교황이 예수의 정신으로 돌아가고자 노력함으로써 가톨릭교회를 넘어 세계인의 공감과 지지를 얻었듯이 한국 가톨릭교회와 정치 지도자들도 ‘프란치스코 교황이라면 어떻게 생각하고 말했을까’를 염두에 둔 각성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스페인 여왕 레티시아가 1일 교황청을 찾아 교황의 반지에 입맞춤하고 있다.【CNS】
교황의 방한 발표 이전에도 교황은 언론의 단골 등장인물이었다. 교황 선출 이후 프란치스코 교황이 보여준 파격적인 행보는 언론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이밖에도 그를 바라보는 언론의 시선은 다양하다. 조선일보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리더십을 경영학적 관점에서 분석한 외신 기사를 종합했고, 서울신문은 인기 있는 셀피 모델 중 한 명으로 소개했다.

<이지연 기자>

■ 지금 교황은

“교황으로 죽음? 사퇴? 주님 뜻에 따를 것”

【외신종합】 프란치스코 교황은 3일, 젊은이들이 맞닥뜨려있는 ‘불확실성’에 공감하지만, 교황인 자신은 조금 덜 불안하다고 농반진반으로 말했다. 왜냐하면 교황은 자신의 지상 생활이 성 베드로 대성당 지하무덤에서 막을 내릴 것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교황의 삶이 어디서 끝날까요? 바로 거기, (성 베드로 대성당 지하의) 무덤이죠.” 그곳이 바로 이 세상에서 자신의 마지막 자리가 될 것임을 확실하게 알고 있으며, 이제 나이가 많기 때문에 그곳으로 가야 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쾌해 보이는 농담이었다.

모든 교황이 이 곳에 묻힌 것은 아니다. 제192대 교황 첼레스티노 5세(Celestinus V)가 1294년 12월 불과 5개월만에 교황직을 물러난다고 선언했을 때, 후임 교황은 그를 감옥에 가뒀고, 유해는 자신이 교황으로 선출됐던 라퀼라(L’Aquila)에 묻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7월 5일 첼레스티노 교황 선출 기념일을 맞아 그가 태어났던 이세르니아(Isernia)에서 ‘첼레스티노의 해’를 개막했다.

첼레스티노 교황은 칙령을 발표해 퇴임의 근거를 만들고 일주일 뒤 쇠약해진 육체와 기도생활에 돌아가고픈 열망을 들어 은퇴를 선언했다. 그로부터 700년 뒤, 사임의 가능성은, 구체적으로는 아니지만, 교회법 안에 마련돼 있다. 교회법 332조 2항은 “교황이 사퇴하려면 유효 요건으로서 그 사퇴가 자유로이 이루어지고 올바로 표시되어야 하지만 아무한테서도 수리될 필요는 없다”고 규정한다.

재위 15개월 동안 프란치스코 교황 은 사임 가능성을 숨기지 않았고, 은퇴 교황 자체가 이미 ‘제도’가 됐다고 말했다. 지난 5월 기자회견에서는 베네딕토 교황이 이미 “교황 사퇴의 문을 열었다”며 “또 다른 은퇴 교황이 있을 것인지는 하느님만 아시지만, 문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저요? 저는 주님께서 말씀하시는대로 하겠죠. 기도하면서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교황으로서 죽음을 맞는 것도 고려한다. 지난 6월 29일 성 베드로 대성당 수석사제 안젤로 코마스트리 추기경은 “며칠 전에 교황과 함께 성 베드로 대성당 지하를 지나가고 있었다”고 말했다. 교황과 마찬가지로 역시 70세가 넘은 추기경은 말했다. “그때 교황이 농담조로 말했죠. ‘잊지 마세요. 하나는 내 자리로 남겨두세요.’ 그래서 제가 대꾸했죠. ‘교황님, 누가 먼저 그 자리에 들어가나 내기할까요?’”

코마스트리 추기경은 최근에 교황이 일정을 취소하고 병원에 갔지만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추기경은 이어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 육체적인 죽음은 하느님의 품으로 안기는 것입니다. 교황이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 그처럼 초연한 것은 바로 그 때문이지요.”

자신의 죽음에 대한 유쾌한 대답들은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 부에노스아이레스 대교구장 시절 펴낸 저서에서 그는 2명의 기자들과 유사한 이야기를 나눈다. 죽음을 생각해본 적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이제 죽음은 제 일상적인 친구입니다. 저는 이미 70세가 넘었고, 제 인생의 실타래에 남은 실은 그다지 길지 않습니다.”

코마스트리 추기경은 교황의 건강은 아직까지 꽤 괜찮다고 설명했다.

교황 자신은 추기경의 진단에 동의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지난 6월초 로마 교구의 연례 사목회의를 개막하면서 교황은 축복을 주고 난 뒤 교구민들에게 자신을 위해 기도해줄 것을 청했다. 하지만 곧 이어 그는 덧붙였다. “저의 직무는 쉽지 않습니다. (미소를 지으며) 그것은 좀 건강을 해치는 일이거든요.”

박지순 기자,이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