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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부들의 성경주해] (215) 티모테오 1서 3,7

노성기 신부 (광주가톨릭대학교 총장·한국교부학연구회원)
입력일 2014-01-07 수정일 2014-01-07 발행일 2014-01-12 제 2878호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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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판의 상대적 가치
【 성경본문 : 1티모 3,7 】

"또한 바깥 사람들에게도 좋은 평판을 받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래야 비방을 받거나 악마의 올가미에 걸리지 않습니다."

대사제는 어떤 순서로 지명되는지 알아봅시다. “모세는 주님께서 명령하신 대로 하였다. 공동체가 만남의 천막 어귀로 모여 오자, 모세가 공동체에게 말하였다. ‘주님께서 이렇게 하라고 명령하셨다.’”(레위 8,4-5). 주님께서 대사제 지명에 관하여 지시를 내리셨고 주님께서 대사제를 선택하셨지만 그럼에도 공동체가 소집되었습니다. 사제라는 성직을 수여받을 때는 백성이 그 자리에 함께 있어야 한다는 요건이 있습니다. 이는 모든 이 가운데에서 누구보다 뛰어나고 지혜롭고 거룩하고 모든 덕에서 탁월한 사람이 사제로 선택되었음을 모든 사람이 알고 그 사실을 확신하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래야 나중에 그가 사람들 앞에 섰을 때, 아무런 거리낌도 의심도 남아 있지 않을 테기 때문입니다. 사제 선출에 관하여 바오로 사도도 비슷한 말을 한 바 있습니다. “또한 바깥 사람들에게도 좋은 평판을 받는 사람이어야 합니다”라고 했지요.(오리게네스 「레위기 강해」 6,3,1)

“또한 바깥 사람들에게도 좋은 평판을 받는 사람이어야 합니다”라는 바오로 사도의 말은 신중하고 엄밀한 조사가 필요 없다는 뜻이 아니며, 바깥 사람들의 평판이 그 사람을 보증하는 가장 중요한 표시라는 뜻도 아닙니다. … 이 조목 하나로만 만족하지 말고 여러 가지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준 것입니다. 평판은 좋아도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요한 크리소스토무스 「사제직」 2,4)

평판의 상대적 가치

“좋은 평판”이란 지혜롭고 의로운 소수의 사람들 입에서 나온 어떤 사람에 대한 칭찬이 아니라 일반 사람들의 평입니다. 사실, 좋은 평판은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 하고 명예를 가져다주지만 그것이 다는 아닙니다. 그러나 동료 인간들에게 이로움을 가져다주려는 선한 사람들의 노력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좋은 평판이 꼭 필요합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바깥 사람들에게도 좋은 평판을 받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합니다. 사람들의 평가가 항상 맞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칭찬이 지닌 광채와 좋은 평가가 지닌 향기는 그들에게 이롭고자 노력하는 이에게 매우 큰 힘이 됩니다. 교회에서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은 수고와 위험을 마다하지 않으며 적극적으로 살지 않는 한 좋은 평판을 들을 수 없습니다.(아우구스티누스 「마니교도 파우스투스 반박」 22,56)

악마의 올가미

… 평판이 좋지도 않은 이에게 사람들을 보살피는 책무를 맡기고 그처럼 큰 권력을 성급하게 손에 쥐어 주는 것은 신중하지 못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어째서 그러냐고요? 그는 아직 자신의 삶과 태도에 대해 입증하지 못했고 지금까지의 그의 삶에 무엇이 아직 남아 있는지 확실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악마에게는 그에게 사용할 수 있는 많은 방책이 있는 까닭이지요. 그로 인하여 그가 다시 예전의 죄로 돌아갈 수도 있는 일입니다. 그는 예전의 사악한 상태에서 떨어져 나온 듯이 보이기 때문에, 그리고 지금은 그는 다른 사람들을 양육하는 책무를 맡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그를 더 개선시키기는 불가능한 까닭입니다.(몹수에스티아의 테오도루스 「티모테오 1서 주해」)

노성기 신부 (광주가톨릭대학교 총장·한국교부학연구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