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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에서 협동조합으로 전환한 해피브릿지

이지연 기자
입력일 2013-01-15 수정일 2013-01-15 발행일 2013-01-20 제 2829호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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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중심 기업 정신 직원들에 전파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주식회사에서 노동자협동조합으로 전환한 해피브릿지. 그 바탕에는 가톨릭 정신이 있었다.
‘국수나무’ ‘화평동 왕냉면’ 전국 400곳의 가맹점을 갖고 있는 주식회사 해피브릿지(대표 이구승)가 2013년 과감한 변화에 도전한다. 주식회사에서 노동자협동조합으로 전환하기로 한 것. 일반 영리기업이 협동조합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국내에서는 처음이기에 더욱 눈길을 끈다. 사회적 협동조합이 아닌 일반 협동조합으로 분류되지만 해피브릿지의 협동조합 전환은 일반사회는 물론 교회에도 좋은 사례로 들 수 있다.

면·국수 프랜차이즈 부분 업계 선두일 뿐 아니라 지난해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15억원의 순이익을 낸 해피브릿지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배경에는 창립 초창기부터 강조해 온 ‘사람 중심의 기업’이라는 미션이 있다. 함께 가톨릭청년운동을 해왔던 한성림(이시돌), 박강태(바오로), 정민섭(요셉), 문성환(시몬), 송인창(프란치스코 가브리노), 이구승(요셉) 등은 가톨릭 정신을 바탕으로 대안적 기업모델을 만들고자 뜻을 모았다. 이익이 남으면 사회운동단체에 기부하고, 돈이 아닌 사람이 주인이 되는 기업이 이들이 원하는 모습이었다. 10여 년이 흘러 사업이 확장돼 이제는 탄탄한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이들의 마음은 여전히 변함없다. 결국 40%의 지분을 보유한 오너 자리도 스스로 포기했다.

해피브릿지의 노동자협동조합 전환은 오랜 준비 끝에 이뤄졌다. 임원과 직원들이 이탈리아 블로냐, 프랑스 리옹, 영국 맨체스터 지역의 노동조합을 방문하며 직접 체험하고 공부했다. 또한 한국협동조합연구소와 협력해 교육과 간담회를 개최하며 직원들의 의견을 수립하고, 지난해 12월 26일 열린 주주총회에서는 노동자협동조합으로의 전환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노동자협동조합 전환을 결정하면서 해피브릿지는 ‘사람 중심’의 기업 미션을 직원들에게 전하는 동시에 주인의식을 고취시킬 수 있다는 점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물론 미래가 전적으로 투명하다고 할 수는 없다. 어려움도 있겠지만 조합원들이 함께 한다면 문제될 것도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노동자협동조합 전환을 통해 협동조합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사람 중심의 기업’이라는 미션이 다른 기업으로도 퍼져나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