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인터뷰] 세 번째 콜라주 전시 ‘언어와 인체’ 여는 조각가 이춘만씨

이지연 기자
입력일 2012-11-28 수정일 2012-11-28 발행일 2012-12-02 제 2822호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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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주’ 통해 또 다른 모습 선보이는 조각가
평면 속 공간에 인체 표현 노력
콜라주 일기 등 색다른 작품도
전시는 5일 서울 인사동 선화랑
3년 만에 콜라주전을 여는 이춘만 화백은 전시를 통해 “생과 사의 경계에 놓인 추상적 사고의 언어를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조각가 이춘만(크리스티나·71) 화백이 3년 만에 콜라주 전시를 연다. 성미술 작품을 중심으로 한 조각 작업은 주제의 특성상 무게감이 느껴지지만, 콜라주 작품에서는 자유롭고 천진난만한 이 화백의 또 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다. 그의 콜라주 전시가 기다려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는 5일 선화랑에서 세 번째 콜라주 전시를 여는 이 화백을 북한산이 병풍처럼 에워싸고 있는 서울 수유동 자택에서 만났다. 일흔이 훌쩍 넘은 나이에도 멋스러운 복장을 갖추고 있는 그는 콜라주 작품에 등장하는 모델 그 자체였다.

“노숙자라는 작품이 있어요. 하찮고 비천한 모습의 노숙자가 제 눈에는 수행자, 은수자로 보여요. 그 모습은 또한 제 자신이기도 한 것 같아요.”

50여 년간 집중했던 조각에서 잠시 벗어나 콜라주 작업에 매진한 그는 평면 속의 공간을 통해 인체를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하고, “그것이 제 내면의 세계를 거스르지 않는 표현이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내면을 표현한다는 점에서 이 화백에게 조각과 콜라주 작업은 크게 다르지 않다. “콜라주와 입체는 분리할 수 없는 창작의 연장선상에 긴밀한 띠로 연계됩니다. 콜라주가 있기에 입체는 더욱 풍부한 형성으로 진행되고, 입체가 있기에 콜라주는 창작의 여유로움으로 상호 보완됩니다.”

이때문에 그의 작업이 진행될수록 두 작업의 깊이는 더욱 깊어진다. 이번 전시에서 이 화백이 주목하는 것은 ‘인체’다. 전시 주제도 ‘언어와 인체’로 정했다. “인체는 언어를 담는 그릇”이라고 말한 그는 암호와 기호, 주파수 등 나름의 징표를 사용해 생과 사의 경계에 놓인 추상적 사고의 언어를 표현하고자 했다. 전시 작품에서는 연기와 큰손, 빈손, 주파수 등 여러 암호를 사용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외눈박이 이미지가 눈길을 끈다.

“외눈은 초자연의 시지각을 상징해요. 근데 제가 천주교 신자이니깐 그것이 하느님의 눈을 뜻한다고 설명할 수 있어요.”

이번 전시에서는 이 화백의 콜라주 일기, 한국순교자의 데드마스크, 그리스도와 열 두 제자 등 색다른 작품들이 다수 공개된다. 전시를 마친 후에는 조각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4년에는 독일 하이델베르크, 베를린, 함부르크 등에서 전시를 열 예정이에요. 콜라주와 조각을 병행하면서 제 안의 것들을 드러내고 싶어요.”

※문의 02-734-5839

이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