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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누가 나를 위로해주지? / 마승열 편집국장

마승열 편집국장
입력일 2012-06-26 수정일 2012-06-26 발행일 2012-07-01 제 2802호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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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 힐링’(MIND HEALING)이란 말이 있다. 다친 내 마음을 치유해 행복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인들은 마음이 아프다. 경쟁과 갈등, 무수한 사건과 사고 속에 사는 우리들은 늘 아픔을 지니고 있다. 누구에게나 상처와 아픔이 존재한다. 사람마다 느끼는 크기의 정도가 다를 뿐, 상처가 없는 사람은 없다. ‘내 상처만 크고 네 상처는 나보다 작아’라고 말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을 것이다. 상처와 아픔을 마주하는 마음가짐에 따라 행동이 달라진다. 어떤 사람들은 그 아픔으로 인해 마음의 문을 닫은 채 분노하고 증오하며 살지만, 어떤 사람들은 그 아픔으로 인해 타인의 마음을 더 깊이 이해하고 위로하기도 한다.

다른 이들과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우린 다른 이들과 소통하며 내 존재를 발견하기도 하지만, 다른 이들을 통해 보고 싶지 않는 내 모습을 마주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가령 나는 불행한데 내 눈에 비치는 다른 사람의 모습은 아무 상관도 없다는 듯 행복해 보일 때가 바로 그런 경우다.

인생은 기다림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현대 사회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은 우리 인간을 위를 바라보며, 미래를 바라보며 사는 자라고 했다. 더 좋은 사람을 기다리고, 더 좋은 기회를 기다리며, 더 좋은 소식을 기다린다. 꿈을 안고 그 꿈이 이루어지기를 기다리며 현실의 고통과 어려움을 이기며 살아간다.

하지만 그저 막연하게 기다리는 것은 문제다. 무엇을 기다리고, 어떻게 기다리느냐가 중요하다. 인간은 사모하고 생각하는 사람을 닮아간다. 신앙도 기다림이다. 성경을 보면 신앙도 기다림이란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지금 상처받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가족과 동료들의 위로일까? 무엇보다 하느님의 위로일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사는 이 시대는 위로의 하느님을 기다려야 하는 때이다. 이 시대는 참된 주님의 위로가 절실하다. 이때 우린 기도해야 한다. 위로자이신 주님께 마음을 다해 기도할 때 마음의 평화를 얻을 것이다.

고난을 통해 상처와 아픔을 경험하고 하느님께서 주시는 위로를 경험한 사람들만이 다른 이들을 진심으로 위로할 수 있다. 어떤 어머니가 딸을 교통사고로 잃고 애통해할 때 많은 사람들이 위로해도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 그런데 한 친구가 다가와 끌어안고 위로하자 울음을 그쳤다. 그 친구도 딸을 사고로 잃은 아픔이 있었던 것이다.

고난과 하느님의 위로는 정비례한다. 고난이 넘치면 위로도 넘친다. 하느님은 우리를 사랑하신다. 그래서 당신을 위해 고난 받는 자를 모른 채 하지 않으신다. 우리의 신앙선조들이 믿음으로 인해 받아야 했던 극심한 고통은 도리어 강력한 힘으로 작용해 더욱 큰 확신으로 하느님 나라의 소망을 전하게 만들었다.

진실한 믿음을 가진 신앙인이라면 어떠한 고난과 역경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고난을 큰 소망으로 승화시키고 그리스도로 인한 고난에 기꺼이 동참하길 바란다. 우리가 상처받고 고통을 당할 때 주님께서는 당신이 당한 고난을 먼저 기억하라고 말씀하신다.

고난으로 힘겨워하고 있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이여, 우리 주님이 지친 인생길에 동행하시어 위로하시는 손길을 경험하자. 고난이 넘치는 것과 같이 위로가 넘칠 것이다. 잔뜩 흐린 날씨에도 태양은 떠있듯이, 우리가 고통당하는 이 순간에도 주님은 함께하신다. 우린 하느님의 위로를 기다리는 사람들이다.

마승열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