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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미술인을 찾아서] 미래가 기대되는 조각가 김신규 수사

이지연 기자
입력일 2011-01-12 수정일 2011-01-12 발행일 2011-01-16 제 2730호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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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지만 따뜻한 사람사는 이야기 표현하고 싶어요”
김신규 수사
지난해 1월, 첫 개인전에서 평면적인 초 조각을 선보이며 보는 이의 이목을 사로잡은 김신규 수사(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그가 ‘메시지’라는 주제로 일 년 만에 돌아왔다. 1월 5~11일 평화화랑에서 열린 이번 전시도 역시 새로운 도전과 작업의 연장이었다.

이번에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수도자 캐릭터다. 수도원에서 생활하는 수도자들의 다양한 모습을 흙 조각으로 표현했다. 유약을 바르지 않아 거칠게 느껴지지만 왠지 모를 따뜻함이 풍겨져 미소 짓게 한다.

김 수사의 작업실은 경상북도 왜관에 있다. 그곳에서 작품 활동도 하고 분도출판사 서원에서 판매하는 십자고상, 수도자 입상, 성모자상, 아기예수 캐릭터 작업 등을 함께하며 바쁜 시간을 보낸다. 재료와 대화를 하면서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이 그에게는 바로 ‘기도’이기에, 즐거운 마음으로 작업에 매진한다.

미술을 하게 된 계기를 물었다. “교회 안에서 어떤 식으로 봉사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공부를 시작했어요. 수도회 입회 전 7년 간 인테리어 디자인 일을 하기도 했고 미술 분야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는 같은 수도회 선지훈 신부의 추천으로 인천가대 조형예술대학에 입학해, 지난해 졸업했다. 다양한 분야가 있었지만 환경조소과를 선택했다. 입체, 3차원 등 공간감이 살아있는 작업을 해보고 싶은 바람에서였다. 물론 평면 작업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한 시도와 발상이 주축이 돼 새로운 개념의 작품도 쏟아 낼 수 있었다.

그의 작품들은 새롭지만 낯설지 않다. 대부분이 사람 사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까닭이다. 거기에 돌과 흙, 쇠 등 자연친화적인 재료는 따뜻함을 더한다.

“태생이 ‘촌놈’이라서 그런지 자연재료에 끌려요. 이런 재료들을 이용해서 구상이든 추상이든 사람 사는 이야기를 표현하고 싶어요. 사람 간의 관계, 내면심리를 계속해 나갈 것 같아요. 그거 빼면 이야기할게 없잖아요?”

다음 작품이 더 기대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가 풀어내는 사람 이야기가 과연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지기도 한다. 현재보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김신규 수사는 수도원의 배려와 기회가 생긴다면 교회 안에서 다양한 활동을 싶다고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평범한 수도자로서 작업하면서 하느님 곁으로 가는 것”이 가장 큰 꿈이라고 말했다.

이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