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제14회 한국가톨릭학술상 수상소감·축사

입력일 2010-12-01 수정일 2010-12-01 발행일 2010-12-05 제 2724호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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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상 소감

본상 조광 교수 - 연구 결과 통해 겨레·교회 성숙되길

조광 교수
역사학도가 지나간 사건을 공부하고 그 의미를 궁구하는 목적은 현재의 우리를 알고 미래를 전망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는 기억할 만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과거를 밝혀내고 상상합니다. 역사는 우리의 뒤에만 있지 않고 우리 앞에 놓여있는 것입니다.

저는 이 역사의 주제로 조선후기사를 택했고 사상사를 택했으며, 교회사도 공부했습니다. 저는 역사학도로서 당연히 역사적 진실을 규명하고, 인과적으로 규명된 그 진실에 입각하여 오늘과 내일의 우리를 생각해 보고자 했습니다. 여기서 저는 역사학의 입장에서 전개한 교회사 연구가 역사신학의 일부로서 교회사에 접근하는 태도와 차이를 갖게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역사신학적 교회사는 인간 구원의 과정을 밝히는 데에 목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역사학의 일부로서 다루는 교회사는 연구의 목적이 아닌 결과로서 인간구원에 관한 문제에 접근하게 된다고 봅니다. 이렇게 역사학과 신학의 다름과 같음이 나타나지만 저는 연구 결과를 통해 우리 겨레와 자모인 교회가 더욱 성숙되기를 기원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 상을 받게 된 것은 자신의 노력에 대한 평가만으로 볼 수 없습니다. 저의 글이 나오기까지는 여러 스승들과 동료 연구자들, 그침 없이 역사연구의 영감을 주고 있는 후배 연구자들과 제자들의 기대와 격려가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에 저는 신앙선조들의 호흡이 살아있는 교회사, 그들의 신실한 신념뿐만 아니라 따뜻한 인간애를 서술하는 교회사, 지난날 교회가 드러냈던 잘함과 못함을 함께 성찰하는 교회사를 공부해 나가고자 합니다.

저는 지난날 평소에 이 상을 제정하실 뜻을 가지셨던 고 양한모 선생을 가까이 뵐 수 있었습니다. 홍윤숙 선생을 비롯한 유족들께서 가톨릭학술상의 제정을 위해 가톨릭신문사와 상의하던 당시부터도 직간접적으로 간여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입장에서 제 자신이 이 상의 수상자가 되고 보니 이 상을 제정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신 평신도 신학자 양한모 선생이 새삼 그립습니다.

연구상 송혜경 박사 - 새로운 시작으로 여기고 연구에 매진

송혜경 박사
이토록 큰 자리인지 몰라 아무런 준비를 해오지 못 했습니다. 어른이 돼서도 이러한 상을 주시니 너무나 좋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한님성서연구소 전체에게 주시는 상으로 생각하고, 후원해주시는 분들을 포함한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이러한 기회를 통해서 ‘격려’와 ‘자극’을 동시에 받습니다. 저에게는 이 시간이 새로운 시작으로 느껴져서 이것을 촉매제로 삼아 새롭게 공부하려고 합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처럼 심사평에서 칭찬해주신 좋은 말씀에 걸맞도록 ‘열심히 공부해야 하겠구나’하고 새삼 생각하게 됩니다.

한님성서연구소 조병우 베네딕토 이사장님을 비롯한 여러 이사님들과 후원자분들에게 감사합니다. 또 같이 애써주신 연구소 식구들께도 감사하다는 말 꼭 전하고 싶습니다.

공로상 이용훈 주교 - 하느님의 가르침 바르게 자리잡길

이용훈 주교
바쁘신 가운데서도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어르신들에게 먼저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저에 대해서는 제 자신이 제일 잘 알고 있습니다. 부족하기 그지없는 제가 상을 받게 돼 참으로 송구스럽습니다. 이러한 저를 신학과 학문의 길로 인도해주신 자모이신 성교회와 저의 소년기를 보낸 소신학교 성신 중고등학교 은사님들, 청년기를 이끌어준 가톨릭대학교 신학교 은사님들께도 깊은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신앙과 윤리는 같은 울타리 안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성교회의 가르침과 사회의 윤리, 도덕도 이러한 면에서는 ‘하나’이겠지요. 바로 하느님의 뜻과 의지가 법, 계명, 윤리와 도덕 등의 내용으로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인간의 모든 행위는 궁극적으로 하느님을 향해 가는 여정입니다. 하느님의 가르침이 바르게 자리 잡아 성숙하고 건전한 교회로 성장하길 희망합니다.

운영위원장님을 비롯한 모두와 적지 않은 어려움에도 의미 있는 학술상을 시행하는 가톨릭신문사, 세정그룹에 감사를 드립니다. 하느님께서 이 사업에 풍성히 강복해주시길 바랍니다.

■ 축사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 - 한국교회 학문 연구에 큰 업적

조환길 대주교
우선 조광 교수님께 축하를 드립니다. 조광 교수님은 역사학계와 한국 교회사학계에 큰 업적을 남긴 분이십니다. 교수님이 그동안 교회와 학문을 위해 바치신 노고에 치하를 드리며 하느님께서 큰 은총으로 갚아주시길 바랍니다.

한국교회 역사와 신앙선조의 삶은 참으로 자랑스러운 것입니다. 조광 교수님과 같은 분들이 이 같은 역사를 새롭게 조명하고, 연구하고, 세상에 내어놓음으로써 우리 후손들이 신앙을 본받고 더욱 열심히 살아가게 되지 않는가 생각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조광 교수님의 업적은 더욱 빛납니다.

송혜경 박사님도 축하드립니다. 평신도 신학자로서 펼치는 연구활동은 아주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특히 신약외경에 대해서 연구를 하시고, 외경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외경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갖게 하셨습니다.

이용훈 주교님은 참으로 오랫동안 신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셨고, 주교가 되신 후에도 연구와 집필을 계속하셨습니다. 윤리신학 총서를 통해 우리가 새로운 윤리관과 가치관을 적립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바쁘신 동안에도 연구와 집필을 하신 것이 놀랍고 자랑스럽고 존경스럽습니다.

수상하신 세 분 모두에게 축하를 드리며, 축복을 빕니다.

서울대교구 조규만 보좌주교 - 교회·학문 위한 노고에 감사

조규만 주교
오늘 학술상을 받으신 세 분에게 진심으로 축하의 인사를 전합니다. 14회까지 학술상을 마련해주신 가톨릭신문사와 상을 위해 수고해주신 모든 관계자 여러분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조광 교수님은 우리나라와 우리 교회를 위해, 역사적 자료와 올바른 평가를 위해 많은 수고를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후학들과 역사를 배우는 많은 사람들에게 빛이 되어주셨기 때문입니다.

어렸을 때 고구마를 다 캔 밭에서 이삭을 줍던 일이 생각납니다. 생각해보면 역사도 그런 것이 아니겠습니까. 다 캐낸 고구마 밭에서도 삽을 들고 밭을 뒤집어보면 상당히 많은 고구마들을 얻어낼 수 있었습니다.

캐낸 고구마보다 캐내지 못한 고구마들이 더 많은 고구마 밭은 근대 한국 천주교회사를 생각하게 합니다. 조광 교수님의 이번 책은 큰 이삭줍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송혜경 박사님은 평신도 여성으로서 신학을 공부한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닐 것입니다. 학문을 위해서 공부를 시작했고 그 공부를 계속하는 송 박사님께 진심으로 응원을 보냅니다.

이용훈 주교님은 교구장이 되셨음에도 여전히 책을 집필하고 계십니다. 주교님의 책을 보면 참으로 우리가 많은 것을 잃어버리고 있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잃어버린 것을 다시 찾는데 도움을 주신 주교님께 감사드립니다.

■ 운영위원장 인사

이성도 가톨릭신문사 사장 신부 - 교회 연구자 격려에 앞장설 것

이성도 신부
이 자리에 함께해주신 주교님과 내빈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가톨릭학술상은 14번의 시상식을 거치면서 한국 가톨릭 학술 발전에 기여한 학자들과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 연구자들을 격려해왔습니다.

해를 거듭할수록 우리나라 가톨릭 학술계는 유망한 연구자들을 배출했습니다. 이것은 가톨릭 학술계가 그만큼 큰 성장을 거듭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조광 교수님과 송혜경 박사님, 꾸준한 집필활동을 하고 계신 이용훈 주교님께도 축하메시지를 전하게 됨을 대단히 기쁘게 생각합니다.

한국 가톨릭 학술 발전 그 중심에 세 분의 학자들이 계시게 돼 참으로 깊이 감사드립니다. 한국교회는 지적, 영적 발전에 큰 관심을 갖게 됐고 우리 교회가 이룩한 외적 성장과 더불어 내적 성숙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교회학문의 발전에 헌신한 많은 학자들과 젊은 연구자들을 격려해나가는데 앞장 설 것을 다짐합니다. 하느님의 은총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 후원사 인사

박순호 세정그룹 회장 - 수상자 모두에게 진심으로 축하

박순호 회장
오늘 수상의 영예를 안으신 이용훈 주교님과 조광 교수님, 송혜경 박사님께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 자리를 빛내기 위해서 바쁘신 가운데 참석해주신 조환길 대주교님과 조규만 주교님, 심상태 몬시뇰님을 비롯한 모든 내빈들과 형제자매들에게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올해로 가톨릭학술상은 제14회를 맞았습니다.

결코 짧지 않은 세월 동안 어려운 여건 가운데서도 본 시상을 지속해온 가톨릭신문사와 실무자들의 끊임없는 노고에 경의를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