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새천년복음화사도회 설립 20주년 심포지엄 ‘청소년을 복음화하기 위한 본당’

권선형 기자
입력일 2010-11-03 수정일 2010-11-03 발행일 2010-11-07 제 2720호 20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청소년 사목의 시작은 본당입니다”
가장 기초적 공동체인 본당
친교의 공동체로 변화돼야
청소년 사목 발전할 수 있어
새천년복음화사도회는 지난달 30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청소년을 복음화하기 위한 본당’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종래의 청소년 중심의 사목은 성인과 청소년을 갈라놓고 청소년만을 대상으로 바라보는 성직자 중심주의가 전제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청소년 사목을 근본적으로 변화,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본당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은 옳다고 보여집니다. 즉,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지향하는 친교의 공동체로 본당이 먼저 변화돼야 그 다음 단계로 청소년 사목이 수평적 패러다임으로 변화되어 나갈 수 있습니다.”(가톨릭대학교 강영옥 교수의 논평 중에서)

“각 교구는 시노드에 청소년 사목을 반영했고 그 결과물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시노드 의안조차 들어보지 못했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청소년 사목 관련자, 성직자, 수도자,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시노드 의안 실현정도를 묻는 설문조사에서는 의안이 실현되고 있지 않다고 응답한 신자들이 많았습니다. 모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청소년 사목인데 왜 이런 현상이 지속될까요.”(다음세대살림연구소 정준교 교수의 논평 중에서)

새천년복음화사도회(회장 강세종)가 설립 20주년을 맞아 마련한 제7회 심포지엄이 10월 30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청소년을 복음화하기 위한 본당’을 주제로 열렸다.

새천년복음화사도회, 복음화학교가 주최하고 새천년복음화연구소가 주관한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조재연 신부(햇살청소년사목센터 소장, 서울 무악재본당 주임)가 ‘청소년 친화적인 본당 건설을 위한 제안’에 대해, 박문수 박사(한국가톨릭문화연구원 부원장)가 ‘청소년을 복음화하기 위한 본당 만들기-성공 조건과 구조’에 대해 각각 발표했다. 다음에서는 각 주제발표를 요약한다.

■ 청소년 친화적인 본당 건설을 위한 제안 - 조재연 신부(햇살청소년사목센터 소장·서울 무악재본당 주임)

"공동체 내 청소년 리더 만들자"

청소년이 어른들과 함께 교회의 사명을 수행하기 위한 가장 기초적이며 중요한 장은 본당이다. 하지만 현재 본당 공동체 조직을 살펴보면 청소년이 공동체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소통할 수 있는 구조가 거의 마련돼 있지 않다. 청소년과 본당 공동체 전체가 분리돼 있는 것이다.

이것은 청소년 중심 사목과 성인 중심 사목을 분리해 계획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분리된 구조 안에서 본당 내 청소년 계층은 갈수록 본당 공동체의 관심과 이해의 기회를 잃어가고 있다.

무악재본당 사목경험을 통해 ‘청소년 친화적인 본당’을 만들기 위한 길잡이를 제안하면 다음과 같다.

1. 시작은 환대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2. 비전을 공유하고 동의하게 하라. 3. 청소년의 존재를 성인들에게 지속적으로 노출시켜라. 4. 청소년과 성인들이 함께 서로의 경험을 나누게 하라. 5. 젊은이들이 서로 쉽게 만나서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라. 6. 핵심그룹을 형성하라. 7. 사목자가 직접 청소년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라.

그리스도 안에 친교를 이루는 분위기 속에서 본당 주임 신부를 비롯한 성인 공동체의 지지와 옹호는 청소년으로 하여금 자신이 본당의 구성원으로 인정받았다는 인식과 함께 본당을 위해 자신의 시간과 능력을 내어놓고 싶도록 만들 것이다. 이때부터 본당은 청소년에게 점차적으로 구성원으로서의 권한을 주고 본당 사목에 함께하도록 함으로써 청소년은 교회에 투신하게 된다.

이와 같은 과정을 겪은 청소년이 많아질수록 청소년 공동체가 확장되어 청소년 스스로에게 가장 크게 영향을 끼칠 청소년 리더그룹이 등장하고 청소년 리더그룹은 보다 효과적으로 성인 공동체와 소통해 청소년 친화적인 본당을 형성하는 데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 청소년을 복음화하기 위한 본당 만들기 - 성공 조건과 구조 (박문수 박사·한국가톨릭문화연구원 부원장)

"청소년에 친화적인 본당을"

상당한 교회의 자원을 투여해 각 교구는 시노드를 실시했고 그 결과 대부분의 교구에서 청소년 사목이 가장 중요한 사목 방향으로 선정됐다. 하지만 그 결과를 이행하는 교구는 드문 것 같다. 한국교회의 청소년 사목은 다른 사목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담당 신부들만 하는 사목에 그쳐 있다. 청소년 친화적인 본당 만들기는 이제 시작단계라 할 수 있다. 교구가 청소년 친화적인 본당 만들기를 사목 목표로 설정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당장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에 본당에서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실천 단계를 제시하는 것이 현실적이라 하겠다. 여러 조건들과 한국교회의 현실을 감안할 때 다음의 단계가 바람직해 보인다.

1단계: 본당 주임 신부가 청소년 친화적 본당 만들기를 사목방향으로 선택하는 결단 내리기, 2단계: 현재의 사목을 진단하고 진단에 기초해 실행 가능한 사목 목표와 전략을 세우고 이를 신자들과 공유, 3단계: 성인 신자들 가운데 청소년 사목에 참여할 리더들 양성, 4단계:실직적인 사목 구조를 설계하고 이행하기, 5단계: 정기 평가를 통해 방향을 수정하기, 적어도 자신의 임기 중에는 이 방향을 변경하지 않기 등이다. 가능하면 차기에 부임할 사제에게도 이 노선을 이어갈 수 있도록 주선해야 할 것이다. 교구에서도 이런 시도를 권장하고 성공적인 사례일 경우 사목의 연속성이 보장될 수 있도록 인사발령을 낼 수 있어야 한다.

과거보다는 다른 조건과 맥락에서 시작되는 청소년 친화 본당이기에 그 성공 가능성은 더 높아진 것도 긍정적이다. 그 사이 많은 청소년 사목자들도 다양한 경로로 양성됐다. 이들이 연대하여 나름의 모범을 창출한다면 적어도 현재보다 큰 진전이 있을 것이다. 이상에서 말한 것은 새롭게 제안한 것이 아니다. 한국교회가 큰 관심을 기울여 얻은 결과들을 다시 확인하고 되짚어 본 것 이다. 이미 여러 지표들에서 청소년 사목의 중요성이 확인되고 있다. 각 교구는 시노드 결과들을 이제부터라도 이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권선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