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이동익 가톨릭중앙의료원장 신부, 자선병원 건립 위해 기부금 모아

이우현 기자
입력일 2010-07-21 수정일 2010-07-21 발행일 2010-07-25 제 2707호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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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잔의 커피가 세상을 행복하게 합니다”
직접 뽑은 커피로 기금 마련
내년 후반기 건립 목표
이동익 가톨릭중앙의료원장 신부는 ‘만원의 행복’ 커피를 통해 소외된 이들을 위한 자선병원 건립을 목표로 모금활동을 벌이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내 이동익 신부의 방에 들른 손님은 특별한 에스프레소 커피를 맛볼 수 있다. 이 신부가 직접 원두를 사오고 갈아 내려 대접하는 정성 가득한 커피다.

그런데 이 커피는 공짜가 아니다. 커피 향을 즐기기 위해서는 최소 1만 원의 기부금을 내야 한다. 이른바 ‘만원의 행복 커피’다.

이동익 가톨릭중앙의료원장 신부는 ‘만원의 행복 커피’를 통해 자선병원 건립 기금을 알음알음 모으는데 일조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다는 병원의 초창기 정신을 기억하고, 이들을 위한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자선병원을 건립하기로 했습니다. 제 방에서 커피를 드시는 분들에게 이러한 기회를 설명 드리고 나니, 기쁜 마음으로 동참해 주셨어요.”

지난 3월부터 시작해 차곡차곡 모인 기금이 어느새 1470여 만 원(7월 중순 현재). 커피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자 직접 커피를 마시러 오지 않아도 쌈짓돈을 헐고 용돈을 쪼개 십시일반 기부금을 보내주는 이들도 생겨났다. 직접 기부에 참여하지 못하는 이들도 커피에 대한 소문을 듣고 자선병원 건립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우연한 기회에 시작한 일이 자선병원을 위한 관심과 힘을 모으는 구심점이 됐습니다. 또한 주위에 많은 분들이 자선병원에 대한 생각과 열정을 갖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죠.”

어려운 이웃들에게 무료로 개방되는 자선병원은 옛 강남성모병원을 리모델링해 세울 계획이다. 자선병원의 규모는 100병상으로 설립 비용만 대략 150억 원을 예상한다. 자선병원 운영은 경제적으로 큰 부담을 지는 일이지만, 이웃과 함께하려는 마음들이 한데 모이면 불가능은 없다고 믿는다.

“운영이 쉽진 않겠지만 이미 교직원들이 봉사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고, 앞으로 국민적 관심이 이어진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작은 손길 하나하나가 이를 가능하게 하는 힘이 됩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오는 10월 여는 생명존중기금 후원회 발족식 때 자선병원 설립 추진 과정도 구체화할 예정이다. 현재로선 지속적인 준비를 거쳐 내년 후반기에는 자선병원 건립을 희망하고 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제일 큰 의료 네트워크를 가진 의료기관으로서 크기에 비례해 왜 의료사업을 하는지조차 잊어버리게 되는 때가 많습니다. 끊임없이 돌아보며 그 마음을 살아 움직이게 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환자를 완전하게 치유하셨듯이 우리 의료진들도 이와 같이 환자를 치유하는데 정성을 다하고 의료선교의 역군이 되길 바랍니다.”

이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