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김수환 추기경 선종 1주기 추모행사 종합

주정아 (stella@catimes.kr) · 이지연 (mary@catimes.kr) ·
입력일 2010-02-24 수정일 2010-02-24 발행일 2010-02-28 제 2686호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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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추기경 추모하며 또 다른 ‘바보’의 삶 다짐
선종 1주기 추모미사·음악회·유품전 등 다채
교회뿐 아니라 사회 전역에 추모 열기 뜨거워
서울대교구는 김수환 추기경(스테파노·1922~2009)의 선종 1주기를 맞아 고인을 추모하는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김 추기경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하며 펼친 각 행사들의 이모저모를 살펴본다. 행사는 미사에 이어 음악회와 미술작품전, 사진전, 유품전 등으로 꾸며졌다. 이 밖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등도 다양한 행사를 통해 김 추기경을 기억했다.

◎… 김수환 추기경의 기일인 2월 16일 오후 7시, 신자들은 명동대성당에서 봉헌된 정진석 추기경 주례 추모미사에 참석, 김 추기경의 영원한 안식을 한 마음으로 기원했다.

이 미사는 주한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와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를 비롯한 한국 주교단이 공동 집전했다. 또 사회 각계 인사들과 주한 외교사절 등 신자 2000여 명이 대성당과 꼬스트홀, 성당 앞마당 등을 가득 채웠다. 특히 성당 안에 들어가지 못한 신자들은 차가운 밤바람에도 불구하고, 야외에서 스크린을 통해 미사를 봉헌하며 추모 열기를 더하기도. 아울러 같은 날 서울대교구 내 전 본당도 일제히 추모미사를 봉헌했다.

21일 오전 11시, 김 추기경의 묘소가 있는 용인 성직자묘역에서도 교구 총대리 염수정 주교 주례로 추모미사가 봉헌됐다. 이날 미사 참례자들은 묘역 입구에 세워진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기도함에 각종 기도 지향과 김 추기경에게 보내는 편지를 넣으며 고인에 대한 그리움을 달랬다. 주호자(세뇨리나·수원교구 분당요한본당) 씨는 “묘소를 참배하니 김 추기경님에 대한 그리움이 더하지만, 앞으로 추기경님처럼 많이 웃고 감사하며 살다가 하늘나라에서 추기경님을 다시 뵙고 싶다”며 간절한 마음을 드러냈다.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 1주기를 맞아 16일 오후 7시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봉헌된 추모미사에는 교회와 사회각계 인사를 비롯해 신자 2000여 명이 참례했다.

‘왕할아버지 사랑해요. 평안히 주무세요.’ 김 추기경 친조카 김병기(베드로)씨의 손자손녀인 정민재(미카엘·9) 군과 김서인(아녜스·6)·김현수(율리아·4) 양이 21일 용인 성직자묘역에서 봉헌된 추모미사 참례 후 묘역 입구에 마련된 기도함 앞에서 김 추기경에게 보내는 편지를 쓰고 있다.

◎… 교구 추모음악회가 2월 18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동성중고등학교 총동창회 주최, 가톨릭인터넷굿뉴스와 세실예술기획 주관으로 열린 이번 음악회에서는 트리니타스 챔버 오케스트라와 트리니타스 합창단, 트리니타스 여성합창단, 동성 틴 오비 남성 합창단이 장엄한 선율을 선보였다. 특히 김덕기 교수(서울대·프란치스코)와 백주영 교수(서울대·카타리나), 우지연 교수(국민대·안나) 등 유명 지휘자와 연주가가 화려한 협연에 나서 박수갈채가 이어졌다. 교구 사무처 전산정보실장 주호식 신부는 음악회에 앞서 “김 추기경님의 깊은 뜻과 믿음을 본받고자 하는 마음으로, 음악회에 기꺼이 함께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이러한 관심이 이 세상에서 또 다른 ‘바보’의 삶을 살아가려는 우리의 의지를 일깨워줄 것”이라고 말했다.

1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추모음악회를 찾은 청중들이 줄지어 리플릿을 가져가고 있다.

◎… 김수환 추기경 선종 1주기 추모전으로 마련된 서울가톨릭미술가회 정기전이 2월 18~27일 서울 평화화랑에서 열렸다. 100여 명의 회원들이 참가한 추모전에는 김 추기경을 소재로 한 작품은 물론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선보였다. 2월 3일부터 평화화랑에서 펼쳐졌던 추모 사진전은 16~28일 명동대성당 들머리에서 이어져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이번 야외전시회는 신자들은 물론 명동을 찾은 비신자들과 관광객들의 입소문을 통해 더욱 관심을 얻었다.

명동 평화화랑을 찾은 이들이 18일 개막한 서울가톨릭미술가회 추모전을 관람하고 있다.

◎… 2월 16일 개막된 유품전은 신자는 물론 일반인들의 시선을 한데 모았다.

이번 유품전에서는 김 추기경이 단순히 소장한 것이 아닌 선종 직전까지 사용해 손때 묻은 물건들이 다수 공개됐다. 절두산 순교성지 주임 변우찬 신부는 “구멍 난 양말과 속옷, 학교에 기증한 책 등을 제외하곤 갖고 계셨던 모든 물건들을 정리했지만, 유품이 너무 적었다”며 전시회 준비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밝히기도. 유품전은 절두산순교성지 내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 3개 전시관에서 5월 23일까지 열린다.

16일 개막한 유품전에서 정진석 추기경과 신자들이 전시관을 돌아보고 있다. 김 추기경이 평소 입던 옷을 고스란히 차려입은 밀랍인형은 김 추기경 생전의 모습과 똑같은 모습을 연출해 눈길을 끌기도.

◎…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병원장 홍영선)은 2월 16일 병원 1층 로비에서 ‘당신은 사랑입니다’를 주제로 추모행사를 마련했다. 500여 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는 김수환 추기경 영상전 개막식을 시작으로 추모 미사, 음악회 등의 순으로 이어졌다. 영상전에서는 김 추기경의 추모영상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와 사진 30여 점이 함께 전시됐고, 추모의 글을 담은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 트리’도 마련됐다. 아울러 16~17일 이틀간 병원 1층에서 장기기증운동을 진행하고, 내원객들을 대상으로 장기기증 서약을 받았다. 홍영선 병원장은 “김수환 추기경님 선종 1주기를 맞이해 그분의 깊은 사랑을 가슴깊이 새기고, 그분을 닮아가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진상 복지관 어린이들이 서울성모병원이 마련한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 트리’에 메시지를 걸고 있다.

16일 추모미사에 함께하기 위해 모인 신자들이 차가운 바람에도 불구 야외에서 스크린을 통해 미사에 참례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이 16일 연 추모행사 개막식 후 내원객들이 추모영상을 관람하는 모습.

주정아 (stella@catimes.kr) · 이지연 (mary@catimes.kr) · (cpi88@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