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군종교구 김대건본당 새 성당 봉헌식

이지연 기자
입력일 2009-09-23 수정일 2009-09-23 발행일 2009-09-27 제 2666호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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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 선교·사목에 한마음으로 동참”
이계훈 공군 창모총장, 한민구 육군 참모총장,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라 대주교, 이기헌 주교, 강우일 주교, 윤공희 대주교, 최창무 대주교(왼쪽부터) 등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 남자들의 ‘마음의 고향’ 육군훈련소(소장 이태우)에 하느님의 성전이 새롭게 세워졌다.

군종교구 김대건 본당(주임 박근호 신부)은 9월 19일 충남 논산시 연무읍 육군훈련소에서 새성당 축복식을 갖고. 황금어선의 희망찬 출항을 알렸다.

군종교구장 이기헌 주교 주례로 봉헌된 이날 축복식에는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 광주대교구 최창무 대주교, 전 교구장 윤공희 대주교, 전 대전교구장 경갑룡 주교,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이형우 아빠스 등 12명의 주교와 아빠스를 비롯 전국에서 모인 사제단과 수도자, 평신도, 군 관계자 등 2500여 명이 참석해 황금어선의 완공을 축하했다.

이기헌 주교는 강론을 통해 “약관의 나이를 맞이한 군종교구에게 있어서 김대건 성당은 새로운 출발의 사명을 전해주는 하느님의 표징”이라며 “훈련소는 젊은이들이 군이라는 생소한 세계에 들어와 처음으로 접하는 곳인 만큼 김대건 성당이 많은 젊은이들에게 마음의 고향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 주교는 또 “새 성당을 봉헌하면서 우리는 영적인 성숙과 함께 젊은이들을 위한 선교와 사목에 모든 한마음으로 동참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봉헌된 김대건 성당은 연면적 2909.88㎡,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에, 2500여 명이 한 번에 미사를 참례할 수 있을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성당은 건물 규모만큼이나 성물과 내부 부대시설도 알차게 설치돼 있어, 1200여 명도 겨우 들어갔던 기존 성당에 비해 새 성당은 규모뿐 아니라 신앙적으로 선교의 황금어선으로써 면모를 갖추게 됐다.

특히 황원옥 수녀(스승예수의 제자회, 가톨릭건축사무소)가 디자인한 예수의 가시관을 형상화한 종탑부터 성전 로비에 있는 부조 ‘주의 세례’와 ‘우물가의 여인’, 감실을 감싸고 있는 두 대 천사를 형상화한 작품 등 성물들은 군대라는 낯선 환경에 적응해야하는 훈련병들에게 마음의 안식을 주기에 충분하다.

본당은 음향실을 따로 마련할 정도로 음향에 많은 신경을 썼다. 소리가 울려서 훈련병들에게 강론이나 공지사항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던 기존 성당의 문제점을 보안했다. 때문에 전례공간뿐 아니라 훈련병들을 위한 문화공간으로써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다.

이날 축복식에서는 성당 앞의 성모자상과 최양업 교육관도 함께 봉헌됐다. 연면적 3360.77㎡,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교육관에는 7개의 교리실이 마련돼 있어 연대별 교리교육이 가능해졌다. 게다가 샤워실과 같은 편의시설도 갖춰 훈련병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교리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박근호 주임신부는 “성당 건축은 끝났지만 본당 사목자로서의 건축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황금어장에서의 선교활동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김대건 성당은 한국교회에서는 유례없이 전국 신자들의 관심과 사랑으로 건립됐다. 평생 택시 한번 타지 않고 모은 돈을 건립기금으로 내놓은 이승연(요안나) 할머니와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40년 동안 모은 돈을 봉헌한 고 임종헌(루갈다) 할머니, 월급과 용돈을 모아 봉헌한 육군훈련소 분대장 등 공식 후원회원 3만 5377명의 정성으로 세워졌다.

연무대 성전건립추진위원회 위원장 홍성학 신부는 “김대건 성당은 전국의 많은 분들이 함께 해줘서 세워진 성당”이라며 “수많은 젊은 영세자들을 배출하고 있는 이곳 성당을 위해 봉헌해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본당은 축복식 다음날인 20일에는 김대건 성당 축복 축하 공연을 열었다. 이날 공연에는 이노주사, 해밀, 최준익, 권성일 등 생활성가 가수들이 공연을 펼쳤다.

▧ 희망의 말말말

◎ 주한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

“김대건 성당은 단순한 장소적 개념에서 벗어나 생명을 이웃에게 내놓는 봉사의 공동체로 새롭게 정립될 것입니다. 군대가 선교의 황금어장인 만큼 군인들과 함께 살아가며 그들의 고민을 나누고 군인들이 하느님의 은총을 받을 수 있게 돕는 군종사제들의 노고를 치하합니다.”

◎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

“군대는 젊은이들이 처음으로 접하는 사회입니다. 이전과는 다른 어려움에 직면하지만 반대로 신앙을 통해 성장할 수도 있습니다. 김대건 성당은 젊은이들이 인간적으로, 영성적으로 신앙적으로 한 단계 성숙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 한민구(아우구스티노) 육군 참모총장

“김대건 성당은 한국교회가 가진 꿈의 상징이 될 것입니다. 이곳에서 신앙의 싹을 틔운 훈련병들이 전국 각 부대로 파견돼 고귀한 임무를 수행하고 무사히 사회로 복귀해 훌륭한 대한민국 국민이 될 수 있게 군에서도 많은 노력 하겠습니다.”
전국에서 모인 신자들이 김대건 성당 축복식에서 축하미사를 하고 있다.
훈련병들이 새 성당에서 첫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축하연에 참석한 이기헌 주교(가운데)와 윤공희 대주교(맨 오른쪽)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왼쪽] 김대건 성당·최양업 교육관 축복식에 참석한 군인 신자들이 기도를 바치고 있다. [오른쪽] 김대건 성당은 약 2500여 명의 신자들이 동시에 미사 참례를 할 수 있다.

이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