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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집 고쳐주기] 35. 열 일곱 번째 가정 - 경기도 평택 한영숙 할머니(하)

권선형 기자
입력일 2009-09-09 수정일 2009-09-09 발행일 2009-09-13 제 2664호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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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은혜 평생 기도로 보답할게요”
한영숙 할머니의 집을 새롭게 단장한 엠에이디 종합건설 이종익 사장이 공사가 끝난 집에서 한 할머니의 손을 잡고 격려하고 있다.
9월 1일 오후 3시. 가톨릭신문·엠에이디 종합건설 공동 사랑의 집 고쳐주기 열일곱 번째 주인공인 한영숙(마리아·76·수원교구 서정동본당) 할머니가 처음으로 집에 들어가는 날.

“이게 정말 우리집인거여?” 새롭게 단장한 집을 하염없이 바라만 보던 한 할머니가 말을 잇지 못했다.

“영감님 지금 보고 있어요? 이곳이 우리가 평생을 함께 했던 집이래요. 이렇게 훌륭하게 변했네요.”

먼저 떠나보낸 남편과, 큰아들과의 추억을 고스란히 간직한 집이었기에 한 할머니의 소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남편과 함께 지은 집이었어요. 평생 함께 해왔던 집이었지요. 먼저 떠나보낸 아들도 며느리도 이 집에서 가슴에 묻었고….” 결국 한 할머니는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할머니 이렇게 좋은 날에 웃으셔야죠. 열쇠 받으시고 직접 열어 보세요.” 집을 새 단장해준 엠에이디 종합건설 이종익(아브라함) 사장이 열쇠를 건넨다. 한 할머니의 얼굴이 밝아졌다.

그동안 본당의 장혜수(미카엘라)씨의 집에 살다 한 달 보름 만에 찾은 집이었다. 그토록 기다렸던 순간이 오자, 열쇠를 건네받은 한 할머니의 손이 떨려왔다. 드디어 새집이 한 할머니 눈앞에 펼쳐졌다.

“아이구!”

‘확’ 달라졌다. 신발을 가지런히 정리할 수 있는 신발장이 생겼고, 곰팡이가 슬어 칙칙했던 벽지도 편안한 분위기의 새 옷으로 갈아입었다. 곰팡이와 쥐 배설물로 지저분했던 집이 말끔한 새집이 돼 있었다. “아직도 꿈을 꾸는 것 같아…. 내 집이 맞는거여?”

집안 곳곳을 둘러보던 한 할머니도 그제야 실감이 난 듯 얼굴에 환한 웃음꽃이 피었다.

무엇보다 한 할머니의 마음에 쏙 드는 것은 화장실과 세면실이었다. 그동안 한 할머니는 추운 겨울에도 불편한 몸을 이끌고 집 밖에 있는 화장실을 이용해야만 했다. 부엌에 있던 계단을 없애고 평평하게 만들어, 한 할머니가 마음대로 부엌과 방을 오갈 수 있게 했다.

엠에이디 종합건설 이종익 사장이 “거동이 불편하신 한 할머니께서 집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쓴 결과였다.

지붕공사도 새롭게 했다. 비만 오면 물을 퍼 나르던 일도 이젠 추억이 됐다. 한 할머니의 집은 오랫동안 수리 한 번 하지 않아 비가 오기만 하면 항상 이곳 저곳이 새기 일쑤였다. 배수가 안돼 속 썩이던 부엌의 싱크대도 반짝반짝 새것이 됐다.

가장 힘들었던 겨울나기도 보일러와 이중창 설치로 걱정이 없어졌다. 한 할머니는 그동안 겨울만 되면 옷을 겹겹이 입고 기름 난로를 떼야 기나긴 겨울을 근근이 버틸 수 있었다.

인터폰도 한 할머니에겐 신기하기만 하다. 이 사장의 설명을 듣고 계속 인터폰을 눌러본다. 그동안은 대문이 잠기지 않아 불안했었는데 이제는 대문에 잠금장치도 설치돼 마음 편히 쉴 수 있게 됐다.

집안을 한 바퀴 돌고 나자 한 할머니가 환하게 웃으며 이 사장의 손을 잡았다.

“고마우이…. 하늘나라에 가있는 내 남편과 아들도 정말 고마워 할거야. 이 은혜는 남은 여생동안 기도로 갚아줄게….”

“예, 따뜻하게 겨울 나세요. 그리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셔야 합니다.”

공사 전(왼쪽)·후(오른쪽) 부엌 모습. 곰팡이가 슬어 엉망인 벽지를 산뜻하게 바꾸고 싱크대도 새것으로 교체했다.
공사 전(왼쪽)·후(오른쪽) 현관 모습. 외형이 깔끔해졌을 뿐 아니라 잠금장치와 인터폰도 설치해 방범 문제를 해결했다.

권선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