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주님봉헌축일과 봉헌생활 의미

장병일 기자
입력일 2002-02-03 수정일 2002-02-03 발행일 2002-02-03 제 2285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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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됨 생각하며 소명 재확인
봉헌생활의 날은 수도자 뿐 아니라 우리 모두를 하느님 앞에 초대하는 날이다.
2월 2일은 주님 봉헌 축일이며 제6회 봉헌생활의 날이다.

예수님이 성전에 봉헌된 것을 기념하는 이 날에 자신의 삶을 온전히 주님 대전에 바친 수도자들을 비롯한 봉헌생활자들을 기억하고, 봉헌생활의 의미를 되새기는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다.

성탄·공현 마무리

주님봉헌축일은 주님의 성탄과 공현을 마무리 짓는 축일이기도 하다. 전례주년에서 성탄시기는 공식적으로는 주님 세례축일로 마감되지만, 성탄대축일에서 꼭 40일째 되는 날에 지내는 주님봉헌축일도 성탄과 연결된 축일이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예수님을 낳은 마리아가 모세의 율법대로 정결례를 치르고 「예수그리스도를 성전에 바치심」(루가 2, 22~38)을 기념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교회는 일찍부터 이 사건을 기념해 왔다. 4세기말 예루살렘 교회에서 축일을 제정했으며 5세기 중엽부터 초봉헌 행렬이 기념행사의 하나로 시작됐다.

6세기에 이르러 동방교회에까지 이 축일이 전파됐으며 7세기 후반에 로마 교회에서도 이 축일을 기념하게 됐다. 교회는 이날 전통적으로 1년동안 사용할 초를 축복한다.

초 봉헌은 「주님께서 성전에 봉헌되셨듯이 우리도 주님과 일치하여 나 자신을 봉헌하는 것」을 상징한다. 한국에서도 오랫동안 「성모 정결례 축일」로 이날을 기억해오다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공의회 결정에 따라 주님 봉헌 축일로 지내고 있다.

1997년부터 시행돼온 봉헌생활의 날은 수도생활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수도 성소 육성에 한몫하고 있다.

「봉헌생활의 날」제정은, 「교회와 세상안에서의 축성생활과 그 역할」을 주제로 94년에 열렸던 제9차 세계주교대의원회의(시노드)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이 회의의 후속으로 1996년 3월 사도적 권고인 「봉헌생활」(Vita Consecrata)을 발표했으며, 이어 97년 1월 6일 봉헌생활의 날 제정을 전 교회에 공표했다.

신자 모두를 초대

이렇게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권고에 의해 특별히 시행되는 봉헌생활의 날은 단지 수도자들만을 위한 날이 아니라 그리스교 신자인 우리 모두를 하느님 앞에 다시한번 초대하는 날이다.

다시말해 봉헌생활의 날 제정은 봉헌생활이 교회 안에서 갖는 중요성을 모든 교회 구성원들에게 확인시키고 특히 봉헌생활을 하는 수도자들이 교회와 세상 안에서 그들의 역할을 새롭게 각인하도록 돕는데 그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봉헌생활의 날이 주님봉헌축일에 기념되는 것은 「예수님의 신비」, 즉 「성부에 의해 축성되고 세상에 자신의 뜻을 가져올 예수님의 신비」를 드러내기 위해서이다.

우리는 이날 세례·견진성사를 통해 그리스도의 자녀가 된 것을 명심하며 각자 소명에 재삼 귀기울여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를 찾아오신 주님 성탄의 의미를 되새겨보고 「나의 새 삶」을 기쁜 마음로 봉헌해야 할 것이다.

장병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