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도시 빈민의 벗’ 제정구 의원 20주기 추모

박민규 기자
입력일 2019-01-29 수정일 2019-01-29 발행일 2019-02-03 제 3131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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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명동서 추모미사 
제2회 제정구상 시상도
추모공연·기행 등 다양

생전의 제정구 의원이 복음자리 공동체 식구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두 번째줄 가운데가 제정구 의원. 제정구기념사업회 제공

고(故) 제정구(바오로·1944~1999) 국회의원의 선종 20주기를 맞아 곳곳에서 추모행사가 열린다. 가장 먼저 2월 7일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 파밀리아 채플에서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 사제단이 서울대교구 사회사목담당 교구장 대리 유경촌 주교의 주례로 추모미사를 거행한다. 이어서 제2회 제정구상을 시상하고 추모공연을 진행한다. 선종 당일인 2월 9일에는 서울과 대전, 고성 등에서 추모행사가 열린다. 2월 10일에는 한국학중앙연구원 이사 유홍준 교수의 안내로 추모기행이 예정돼 있다.

제정구 의원은 1944년 경남 고성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유신정권 시절 민주화운동의 일선에서 학생운동을 주도했고 ‘민청학련사건’으로 15년 형을 선고받았다.

1973년 도시 빈민들을 내버려두고 민주주의를 이야기하는 것은 허구이며 위선이라는 생각을 굳히고 서울 청계천판자촌에서 살기 시작해 ‘배달학당’을 여는 등 본격적인 도시 빈민운동에 투신했다.

1977년 서울 양평동 철거민들과 경기도 시흥군 소래면 신천리로 이주해 복음자리마을, 1979년 한독마을, 1985년 목화마을을 건설했다. 이곳에서 복음신용협동조합 초대 이사장, 복음장학회 회장으로 일하면서 주민들의 자립을 주도했다.

1985년 천주교도시빈민사목협의회를 창립해 초대 회장을 역임하고 도시빈민연구소를 세웠다. 1986년 고(故) 정일우 신부(예수회·1935~2014)와 함께 막사이사이상 지역사회지도부문을 수상했다.

1988년 한겨례민주당을 창당해 공동대표로 일하면서 정치일선에 몸담아 1992년 제14대 국회의원, 1996년 제15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1999년 2월 9일 폐암으로 별세했고 국민훈장모란장을 추서 받았다.

올해 2회를 맞은 제정구상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빈민지역 주민들을 위해 헌신한 군토로 구군 무하마드씨와 미얀마의 빈민단체 BEDAR가 수상한다.

제정구상은 고인의 정신을 이어받아 아시아지역의 빈민 운동가를 위해 2014년 제정됐다.

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