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순교터 거닐며 ‘현대의 순교’ 새겼다
‘청주읍성’(淸州邑城)은 조선 시대 청주관아(官衙)와 민거(民居)를 둘러쌓은 성이었다. 현재 성벽은 없어졌지만 청주시 상당구 남문로, 북문로, 서문동 일원의 도로와 성문터 표석 등에서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이 읍성은 신앙인들에게 특별한 순교 역사의 한 페이지를 전해주는 곳이다. 신유박해(1801년)부터 병인박해(1866년)에 이르기까지 하느님을 증거하며 박해의 칼날 앞에 목숨을 내놓았던 순교자들 얼이 배어있다.
복자 원시보(야고보), 배관겸(프란치스코), 김사집(프란치스코), 오반지(바오로), 장 토마스와 하느님의 종 김준기(안드레아), 전 야고보, 최용운(암브로시오)이 대표적인 순교자들이다.
이들이 신앙을 증거하고 순교했던 장소들, ‘청주읍성 순교성지’(이하 청주읍성성지)를 찾았다. 성지를 관할하는 본당이자, 복자 오반지(바오로)의 유해가 봉안된 청주 서운동성당을 시작으로 ▲청주진영 순교지 ▲청주 남문 밖 장터 순교지 ▲충청병영 순교지 ▲청주 북문 밖 장대 순교지 ▲청주옥 신앙증거터를 잇는 순례길이었다. 4㎞ 구간에 이르는 길을 서운동본당(주임 김웅열 신부) 순교자현양회(회장 민우식) 회원들을 따라 걸었다.■ 일상 속의 순교터
이처럼 청주읍성성지는 일상 속에서 또 우리의 삶 가까이에서 옛 순교자들의 신앙 발자취를 찾아볼 수 있는 순례길이다. 청주읍성성지는 청주교구가 2017년 5월 28일 순교터와 증거터의 기념 표석 설치를 마무리 하면서 한국교회 주요 성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개편·발행될 「한국 천주교 성지순례」에도 추가로 수록될 예정이다. 관할 본당인 서운동본당도 이런 추세에 힘입어 ‘순교성지’로서의 면모를 갖추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웅열 신부는 “순교터와 신앙 증거터로 이뤄진 청주읍성성지의 개발 자체가 영적 순교이며 기도가 될 수 있다는 면에서, 지역을 넘어선 한국 신자 모두의 기도와 도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본당은 지난 5월부터 ‘만 명의 천사’ 성지개발 후원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문의 043-252-6984(순례), 010-3350-1356(성지 후원)이주연 miki@catimes.krrn사진 박원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