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현장에서] 다름은 틀림이 아니다 / 이소영 기자

이소영 기자
입력일 2018-05-29 수정일 2018-05-29 발행일 2018-06-03 제 3097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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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보다는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사회에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존재합니다.”

5월 24일 주교 사목 현장 체험 취재 중에 만난 장애인직업재활시설 ‘성지보호작업장’ 허명옥 시설장의 말이다. 꼭 허씨의 말이 아니더라도 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멸시당하거나 해코지까지 당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게 우리 현실이다.

우리 사회 약자라고 할 수 있는 장애인과 노숙인들을 위해 마련한 장터를 취재하면서는 “집 근처에 장애인·노숙인요양시설이 있었네”, “기분이 별로 좋진 않다”는 주민들의 말을 직접 들어야 했다.

부분적인 사례일 수 있지만, 아직 우리 사회에는 ‘다름’을 ‘틀림’으로 받아들이는 인식이 적지 않은 것 같다. 이러한 우리 이웃들의 모습을 대할 때면, 누구든 언제든지 자신이 그토록 백안시하고 배타적으로 대하던 이들과 같은 처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인다. 실제 우리 주위 장애인 10명 가운데 9명은 후천적 원인으로 장애를 갖게 된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4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장애 추정 인구 267만 명 가운데 선천적 원인은 5.1%, 출산시 원인으로 장애가 생긴 경우는 1.4%뿐이라는 통계가 이 같은 현실을 잘 보여준다. 현실이 이러함에도 왜 우리 가운데서는 분리하고 차별하는 의식이 사라지지 않는 것일까.

주님께서는 많은 이들이 더불어 살길 바라셨다. 예수님은 오히려 장애인, 가난한 이들을 몸소 찾아가시기까지 하셨다. 다름은 틀림이 아니다. 주님께서 주신 ‘다름’ 속에서 ‘다양함’이 주는 기쁨을 배울 수 있으면 하는 마음이다.

이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