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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령기도를] ‘오순절평화의수녀회’ 설립한 부산교구 오수영 신부 선종

정정호 기자
입력일 2018-05-15 수정일 2018-05-15 발행일 2018-05-20 제 3095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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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시설 ‘오순절평화의마을’ 세우고 소외된 이웃 돌보는 데 전 생애 바쳐

부산교구 총대리 손삼석 주교가 5월 15일 오전 주교좌남천성당에서 고(故) 오수영 신부 고별예식을 주례하고 있다. 사진 박원희 기자

‘오순절평화의수녀회’ 설립자 오수영 신부(히지노·부산교구 원로사목자)가 5월 13일 오전 2시 급성 심정지로 선종했다. 향년 81세.

고인의 장례미사는 15일 오전 10시 부산 주교좌남천성당에서 교구장 황철수 주교 주례로 봉헌됐다. 고인의 유해는 경남 양산 천주교공원묘원에 안장됐다.

황 주교는 이날 장례미사 강론을 통해 “오 신부님은 남다른 영적 감수성으로 하느님에 대한 희망으로 차 있었던 분”이라면서 “그 희망은 불우하고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특별한 사랑으로 드러나기도 했고, 열심한 기도로도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어 “신부님께서 이제 천상에서 우리와 교구 공동체를 위해 빌어 주시리라 믿는다”고 전했다.

‘성령 강림을 통해 변화된 사도들과 믿는 이들이 이뤘던 초대 교회 나눔과 섬김의 삶’을 지향했던 오 신부는 1986년 부산 동항본당 주임으로 재직할 당시 ‘오순절평화의집’을 마련, 소외된 이들을 돌보는 삶에 본격 나섰다. 초대 교회 나눔의 모습으로 일생을 봉헌할 공동체의 필요성을 절감한 오 신부는 같은 해 8월 15일 오순절평화의수녀회를 설립, 수녀회가 불우한 이웃을 돕는 일에 헌신하도록 이끌었다.

이후 오 신부는 경남 밀양시 삼랑진과 경기도 여주에 ‘오순절평화의마을’을 만들고, 노숙인과 장애인 등 소외된 이웃들을 돌보는 데 여생을 바쳤다.

평소 기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오 신부는 ‘24시간 성체조배’를 통해 늘 기도하는 사제, 먼저 기도하는 사제로서 모범을 보였다.

1938년 인천에서 출생한 오수영 신부는 1975년 7월 사제품을 받고 부산 서면본당 보좌로 사제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울산본당(현 복산본당) 주임과 당감·초량·동항본당 주임을 거쳐 1989년 1월 오순절평화의마을 원장을 맡아오다 지난 2006년 은퇴했다.

정정호 기자 piu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