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정의’로 포장된 ‘가짜 뉴스’ 식별해야

입력일 2018-05-08 수정일 2018-05-08 발행일 2018-05-13 제 3094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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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와 왜곡, 유언비어로 통칭되는 가짜 뉴스로 인해 우리 사회가 몸살을 앓고 있다. ‘짤방뉘우스’ 등 자동으로 가짜 뉴스를 만들어 주는 사이트도 성행 중이라고 한다. 트위터 사용자 300만 명 사이에서 12만6000개의 뉴스가 전달되는 과정을 분석한 딘 에클레스 박사(MIT, 사회과학) 논문에 따르면 가짜 뉴스는 진짜 뉴스보다 훨씬 빨리 더 널리 퍼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교회는 어떤가. 교회 안에는 가짜 뉴스가 없는가. ‘교회쇄신과 개혁’이라는 기치를 내걸면 모두가 ‘진짜’로 둔갑하는 경우는 없는지 곰곰이 살펴봐야 한다. 정의와 선으로 포장된 허위가 없는지, ‘사랑’이라는 절대 가치를 절묘하게 이용해 편익을 취하는 세력을 가려내야 한다.

“인간은 교만한 이기심에 빠져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그릇되게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반면에 하느님의 계획에 충실할 때 커뮤니케이션은 진리를 탐구하고 선을 추구할 책임을 표현하는 자리가 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제52차 홍보주일 담화문 내용 중 일부다. 거짓에 맞서 싸워야 하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의무다. 그렇게 하려면 참과 거짓을 가려내는 혜안이 필요하다. 혜안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니다. 그리스도의 가르침대로 살다 보면 이런 혜안이 생겨나온다. 정의의 그늘에 숨어 있는 불의를 제거해 주님의 가르침이 흐트러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가짜는 증오와 반목을 부추기고, 진짜는 연대와 자비로 인도한다’는 말이 떠오른다. 그리스도인은 ‘진짜를 찾아보기 힘든 세상’이라는 탄식을 줄여가는데 앞장서야 한다. ‘거짓 증언을 하지 마라’는 8계명을 늘 마음에 두어야 한다. 진실과 거짓의 경계를 허무는, 분별력을 상실하게 만드는 가짜 뉴스의 폐해가 심각하다. 이 시대의 큰 고민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