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현장에서] 교회가 주는 ‘소확행’ / 최유주 기자

최유주 기자
입력일 2018-05-01 수정일 2018-05-01 발행일 2018-05-06 제 3093호 23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지난해 인생은 한 번뿐임을 뜻하는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가 청년들의 트렌드를 이끌었다. 올해는 일상에서의 작지만 진정한 행복을 뜻하는 ‘소확행’(小確幸)이 청년들의 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나른한 오후의 커피 한 잔, 퇴근 후 영화 한 편, 맛있는 식사 한 끼. 이처럼 사회가 아무리 어려워졌다고 해도 청년들은 행복을 찾고 싶어 한다. 그렇다면 그 행복을 교회에선 찾을 수 없는 것일까?

‘청년, 오늘’ 연재를 기획하면서 20~30대의 가톨릭 청년들을 만나 자신의 삶과 교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취업을 준비하는 20대 대학생 청년부터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30대 후반의 청년까지 저마다 다른 고민을 가지고 있었다. 공통된 점이 있다면 학업, 취업, 결혼 등 해야만 하는 일이 그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교회는 이렇게 지친 청년들에게 어떤 ‘행복’을 전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실제 대다수 청년들이 각박한 사회를 견뎌내는 데 필요한 정신적, 심리적 위안과 신앙적 가치관 제공을 기대하고 교회에 온다. 하지만 막상 교회에 오면 사회와 다를 바 없이 해야만 하는 임무가 끝없이 주어진다. 그러다 보니 청년들은 교회에서 좀처럼 ‘참행복’을 찾지 못한 채 떠나고 있다.

가톨릭대 교수 최준규 신부는 “청년들은 아무리 바쁘더라도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한다”라고 말한다. 사회에서 줄 수 없는, 교회만이 청년에게 줄 수 있는 신앙의 ‘참행복’이 마련돼야 한다. 만약 지금의 청년을 잡지 못한다면 초저출산 사회에서 교회의 앞날은 더욱 어두워질 것이다.

최유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