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세월호 참사 4주기를 보내며

입력일 2018-04-17 수정일 2018-04-17 발행일 2018-04-22 제 3091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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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명의 희생자를 낸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4년이 지났다.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은 의정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남녀 수도회, 정의평화민주가톨릭행동 등과 공동주관으로 4월 16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월호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4주기 추모미사를 봉헌했다. 서울대교구뿐만 아니라 대구·광주·전주·수원교구 등 전국 대부분의 교구에서 비슷한 시간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미사에 동참했다.

한국교회는 세월호 참사 직후부터 사고 현장인 진도 팽목항으로 달려갔고 참사 4주기가 되는 순간까지 희생자 유가족들의 아픔을 나누며 참사 원인 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해 힘써 왔다. 세월호 참사에 한국교회만큼 팔을 걷어붙이고 뛰어든 한국사회 구성원은 찾기 어렵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정도로 한국교회는 열과 성을 다했다.

그러나 참사 4년이 지난 지금의 현실은 어떤가. 세월호가 왜 침몰했는지, 침몰하기 전에 왜 승객들을 구조하지 못했는지에 대한 원인규명은 첫 발조차 제대로 떼지 못한 채 4년이란 시간을 흘려보냈다.

세월호 참사 4주기를 보내며, 국민들에게 가해지는 ‘국가 폭력’의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 세월호 참사 원인을 밝히기 위해 구성된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다름 아닌 박근혜 정부의 조직적인 방해에 부딪혀 제대로 활동해 보지도 못하고 해산되고 말았다. 국가가 세월호 특조위뿐만 아니라 국민에 가한 폭력이다.

국민을 보호해야 할 국가가 진실을 가리며 폭력을 행사할 때 시대의 예언자인 교회가 앞장서 양심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문구처럼 한국교회는 세월호 참사 원인이 완전히 규명되고 충실한 후속 대책이 마련되는 날까지 세월호 참사를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