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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교구 평택 비전동본당 최재철 신부, 탄저균 실험 규탄 1인 시위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18-03-20 수정일 2018-03-21 발행일 2018-03-25 제 3087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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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한복판 미군 생화학 실험 즉각 중단하라!”
지역사회와 꾸준히 함께하는 모습에 본당 신자들도 공감해 시위 동참

최재철 신부가 경기도 평택 미군기지 정문 앞에서 탄저균 실험을 규탄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수원교구 최재철 신부(비전동본당 주임)와 비전동본당 신자들이 미군의 탄저균 실험을 규탄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최 신부와 본당 신자들은 3월부터 경기도 평택 미군기지(K-6) 정문 앞에서 매일 이어지는 1인 시위에 동참하고 있다. 평일 오전 11시20분부터 1시간가량 진행되는 1인 시위는 평택지역 시민단체인 ‘평택시민행동’이 주관하는 시위다. ‘평택시민행동’은 미국 국방부가 생화학 실험 프로그램인 ‘주피터(JUPITR) 프로그램’을 비밀리에 평택 미군기지에 도입하고 있는 것이 드러나자, 기존 오산 미군기지(K-55) 앞에서 진행하던 시위를 평택 미군기지로 옮겨 진행하고 있다.

‘주피터 프로그램’은 생화학 위협에 대비해 병원균이나 독성을 미리 연구하고 주한미군의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탄저균을 비롯해 북한이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 거의 모든 생화학물질의 실험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탄저균은 대표적인 생물학무기로, 발병 후 하루 안에 항생제를 다량 복용하지 않으면 80%이상이 사망할 정도로 살상력이 높은 균이다. 지난 2015년에도 주한미군은 주피터프로그램의 하나로 우리나라에 탄저병 사멸균 샘플을 보내려다 실수로 살아있는 균을 배달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미국의 경우 탄저균과 같은 치명적인 생화학물질은 사막 지하에 만든 터널에서 실험하는 반면, 주한미군은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지역에서 실험을 하고 있어 사고의 우려가 크다.

최재철 신부는 이미 2015년부터 평택 시민들과 함께 미군의 탄저균 실험을 규탄하는 1인 시위를 이어왔다. 벌써 563일(3월 15일 현재)째 이어지는 시위다. 이어 지역사회와 함께 목소리를 내는 최 신부의 모습에 공감한 본당 신자들도 하나 둘 함께 참여하기 시작했다. 3월부터 이어가고 있는 1인 시위에는 비전동본당 보좌 김시몬 신부를 비롯해 신자 25명이 동참하고 있다.

최 신부는 “탄저균은 살상력이 높을 뿐 아니라 포자를 형성해 굉장히 오래 살아남는 위험한 균임에도 미군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도시한복판에서 탄저균 실험을 하고 있다”면서 “3년째 이어온 1인 시위는 우리가 관심을 끄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