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인간과 자연 모두 해치는 ‘쓰레기 발전소’ 건립 즉각 중단해야”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18-02-26 수정일 2018-02-26 발행일 2018-03-04 제 3084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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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마성모프란치스코수녀회 여주분원
여주·원주 SRF열병합발전소 건립반대 활동 동참

파티마성모프란치스코수녀회 여주분원(분원장 김다복 수녀)이 SRF열병합발전소 건립 영향으로 몸살을 겪고 있다.

최근 수녀원과 수녀회가 운영하는 노인복지시설 파티마성모의집 인근 두 곳에 SRF열병합발전소를 건립한다는 허가가 떨어졌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SRF열병합발전소는 폐기물 고형연료(SRF:Solid Refuse Fuel)를 소각한 열로 전기를 생산하는 시설이다. 폐기물 고형연료는 종이, 폐목재, 폐합성수지, 폐고무(천연고무와 합성고무) 등 가연성이 좋은 쓰레기를 뭉친 것이다. 발전 연료가 쓰레기인 만큼 일반 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소음이나 미세먼지 뿐 아니라 중금속, 다이옥신 등과 같이 인체와 환경에 유해한 성분이 발생할 수 있어 많은 시민단체들이 반대하는 발전방식이다.

수녀회 여주분원은 지난해 말, 수녀원과 노인복지시설에서 10㎞ 이내 거리에 2개의 SRF열병합발전소가 건립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시민단체의 반대활동에 합류했다.

수녀원에서 불과 6㎞가량 떨어진 원주 문막SRF열병합발전소는 지난해 건립허가를 받았고, 10㎞ 떨어진 여주 강천SRF열병합발전소는 2015년 건립허가를 받았다. 강천발전소의 경우, 여주시 전체 쓰레기 발생량의 10배에 달하는 230톤의 쓰레기를 태울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았으며, 문막발전소는 491톤에 달하는 쓰레기를 소각할 예정이어서 더 큰 피해가 우려된다.

이에 수녀회는 지난해 11월부터 원주범시민비상대책위원회에 동참, 12월 21일 여주 강천면SRF열병합발전소 반대대책위원회와 함께 여주시장과 면담하는 등 발전소 건립반대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시민단체와 수녀회의 반대로 여주시는 시 차원에서 발전소 착공보류를, 원주시는 발전소 사업포기를 선언했다. 하지만 여주시는 보류에 머물러 있고 원주시도 발전소 사업자가 사업을 중단한 것이 아니어서, 두 발전소의 건립 추진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수녀회는 앞으로도 시민단체와 발전소 건립 반대 운동에 함께하고 한국천주교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와도 연대해 서명운동 등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여주분원장 김다복 수녀는 “청정지역이자 상수원보호 구역인 강천면에서 막대한 쓰레기를 소각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발전이 필요하다면 SRF열병합발전소 대신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후손에게 자연을 물려주는 방법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면서 “많은 분들이 SRF열병합발전소 건립 저지에 관심을 기울여 주시길” 부탁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