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이기헌 주교, 평창 동계올림픽 맞아 성명

권세희 기자
입력일 2018-01-23 수정일 2018-01-23 발행일 2018-01-28 제 3080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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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반도 평화 전환점 되길”
“긴 갈등 끝에 평화의 길로 나아갈 기회
 형제애 바탕으로 북한 대표단 환대해야
 평화, 다름 인정하고 일치 도모하는 것”
2월 9일 막이 오르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이하 평창 동계올림픽)를 계기로 남북 고위급 회담이 열리는 등 한반도에 평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북한이 선수단과 예술단을 비롯한 대규모 참가단을 평창 동계올림픽에 파견키로 한 가운데 한국교회는 이번 동계올림픽을 새로운 평화의 길을 열어가는 디딤돌로 삼길 촉구했다.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이기헌 주교(사진)는 1월 19일 ‘평화의 여정을 시작하며’를 제목으로 성명을 발표해 평화의 축제인 ‘평창 동계올림픽’이 “한반도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되길” 희망했다.

이 주교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긴 갈등 끝에 평화의 길로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강조하셨듯 사랑 가득한 ‘형제애’를 바탕으로 그들을 환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같은 민족이며 같은 언어를 사용하지만 그들은 우리와 전혀 다른 체제와 환경, 문화 속에서 살아왔다. 다름을 인정하는 가운데 일치를 도모하는 것은 평화의 기본원칙”이라며 북녘 동포를 맞는 자세를 제시했다. 나아가 “평화의 또 다른 원칙인 존중을 통해 우리의 의연함을 보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주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평화는 세상의 힘이 아닌,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유일한 계명, 곧 사랑을 통해 이루어지는 평화”라고 강조하고 “상대방을 존중하고 이해하며 받아들이는 참된 사랑을 통해 참평화가 우리에게 주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주교는 또 “소중한 기회를 잘 활용해 상생의 기회를 마련하고 미래 세대들이 남과 북을 자유롭게 오가며 대륙을 향한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평화를 위해서는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 나아갈 것을 요청하며 ‘평화를 위한 긴 여정’을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들은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리라. 한 민족이 다른 민족을 거슬러 칼을 쳐들지도 않고 다시는 전쟁을 배워 익히지도 않으리라”(이사 2,4)는 성경 구절을 들며 완전한 평화 정착을 위해서는 ‘한반도의 비핵화’를 비롯해 서로를 향한 대량 살상 무기를 내려놔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잦은 만남과 대화를 통해 신뢰를 회복하고 동반자로서 받아들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평창 동계올림픽이 우리 민족을 넘어 분쟁으로 얼룩진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평화의 가치를 일깨우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관심과 기도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권세희 기자 se2@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