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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이은 청소년 폭력 사건, 강력한 법 적용만이 해결일까?

최유주 기자
입력일 2018-01-16 수정일 2018-01-16 발행일 2018-01-21 제 3079호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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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사랑받는 존재라 느끼도록 우리 모두 책임감 갖고 보듬어야”

1월 7일 인천에서 여고생을 집단 폭행하고 성매매까지 강요했다는 SNS 글이 올라왔다.

지난해엔 부산과 강릉에서 10대 여학생 집단 폭행 사건이 벌어져 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린 바 있다.

이렇게 갈수록 잔혹해지는 범행 수법과 증가하는 재범률로 인해 청소년에게도 더욱 강력한 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특히 반사회성(反社會性)이 있는 만 19세 미만의 소년에 대한 보호처분 등을 규정하고 있는 ‘소년법’을 폐지 또는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학교폭력은 실제 더 이상 안이하게 대처할 수 없는 문제일 뿐 아니라, 이미 발발한 사태에 대응하고 폭력을 예방하는 노력을 동시에 이어가야 할 문제다.

하지만 현재, 정부와 관련 기관 등에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상황에서 심각한 학교폭력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살레시오회 산하 서울시립청소년드림센터(센터장 이창범)가 지난해 ‘소년범죄의 현실과 보호적 대안마련’을 주제로 마련한 간담회에서는 ‘소년법’ 폐지는 섣부른 판단이라고 의견이 나왔었다. 특히 간담회에 참가한 청소년사목 전문가와 법조인 등 소년보호사건 유관기관 종사자 및 자문위원은 정부 시스템과 제도를 바꾸거나 처벌 수위를 높이는 것이 청소년 범죄 문제를 예방하는 데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청소년 문제 전문가들은 청소년 폭력 사건의 원인을 청소년 자체의 문제로 보기 보단 가정, 사회의 문제라고 판단한다. 그렇다면 현 시점에서 어떤 해결 노력이 더해져야 할까.

우선 그리스도인을 비롯한 우리 사회 구성원 개개인이 주변 청소년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실질적으로 돌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소년원과 서울소년분류심사원 등에서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들을 만나고 있는 김선오 신부(살레시오청소년센터 센터장)는 청소년의 문제는 ‘사회 공동책임’이라고 전했다.

범죄를 일으킨 청소년 대다수가 가정이 없거나 보살핌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데, 이러한 현실은 고려하지 않고 가정이나 국가 제도·시스템의 변화를 이야기하는 것은 일종의 공염불 같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신부는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좋은 사람을 만나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바로 내가 그런 좋은 어른이 될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선 “그리스도가 우리 모두를 위해 불림 받으신 것처럼 우리도 그리스도인으로서 청소년들이 처한 상황에 대해 가슴 아파하고 그들에게 관심을 갖고 나의 삶과 시간을 나눌 수 있는 마음과 실천이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신부는 “어른들이 일방적으로 사랑을 주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청소년 스스로 사랑과 존중을 받는다고 느낄 때 비로소 마음을 열게 되고, 그 사람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나쁜 짓을 저지르지 않게 된다”고 조언했다.

최유주 기자 yuju@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