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현장에서] ‘예비군인 1일 피정’에 다녀와서 / 박지순 기자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18-01-09 수정일 2018-01-09 발행일 2018-01-14 제 3078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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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군인 1일 피정’. 피정 주제로는 무척 생소하게 느껴진다. 가톨릭교회 안에서 신자들에게 가장 익숙한 신앙활동 가운데 하나가 피정(避靜)이지만 군입대를 앞둔 예비군인들에게 군생활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을 덜어주는 피정은 교회 안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다.

의정부교구 청소년사목국 청년부 담당 최영록 신부는 1월 6일 의정부교구청에서 첫 ‘예비군인 1일 피정’을 열었다. 최 신부가 이번 피정을 여는 데는 5년간의 군종신부 경험이 밑바탕이 됐다. 그는 ‘군대 종교행사의 이해’를 주제로 한 강의에서 군종신부 시절 쓰라린 경험담을 하나 들려줬다. 천주교 신자는 아니었지만 소속 부대 병사가 괴롭게 군생활을 하다 자살을 했고 신자, 비신자 장병 모두의 영적인 돌봄을 책임지는 군종장교로서 그 병사의 자살을 막지 못해 마음이 아팠다. 최 신부는 “그 병사가 군종신부인 나를 찾아와 면담을 한 번이라도 했다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못내 아쉬움을 토로했다.

군대를 흔히 ‘선교의 황금어장’이라고 부른다. 실제 한국교회 20대 초중반 남성 영세자의 90%가 군복무 중 세례를 받고 있다. 자연히 군사목의 관심은 군대에서 세례받은 장병들이 전역 후에도 자신의 지역 본당에서 신앙생활을 이어가는 것에 집중돼 왔다.

이번 의정부교구 ‘예비군인 1일 피정’은 군입대를 앞둔 기존 청년 신자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군대에서 누릴 수 있고 누려야 하는 신앙생활과 군종신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다양한 군생활의 혜택을 사전에 알려줬다는 면에서 군사목의 인식과 지평을 넓힌 획기적인 자리로 평가할 수 있다.

박지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