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현장에서] 동방박사의 여정 / 이주연 기자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18-01-02 수정일 2018-01-03 발행일 2018-01-07 제 3077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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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박사’라 하면 연상되는 성탄 카드 이미지가 있다. 어두운 사막 한가운데 높이 떠있는 커다란 별, 그리고 낙타를 탄 채 그 별을 쳐다보는 아랍풍의 사람들. 설명 없이도 누구나 별을 따라가는 동방박사를 떠올리는 장면이다.

동방박사에 대한 기사를 준비하던 중 한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재미있는 질문을 발견했다. 과거 동방박사가 걸었던 거리를 묻는 것이었다.

아기 예수를 찾아 ‘동방’에서 왔던 박사들은 당시 이스라엘 동쪽을 기준으로 할 때 지금의 이란·이라크 지역에서 온 것으로 여긴다. 시리아 사막을 건너 시리아의 팔미라·다마스쿠스 등을 거쳐 남쪽으로 내려오다가 갈릴래아 호수와 예리코 성 방향으로 여정을 잡았다는 추측이다.

그 질문에는 현재 이란의 테헤란에서 이스라엘까지 거리를 2200㎞ 정도로 볼 때, 좀 여유 있게 시간당 3㎞씩 하루 15시간 걷는다 해도 약 50일 정도가 소요된다는 답이 나왔다. 당시 도로사정이나 지형 날씨 등을 고려하면 그 이상의 시간이 걸릴 수도 있었을 것이다.

별빛 하나를 바라보며 그 오랜 시간을 걸었던 동방박사들 모습은 여러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사막을 넘고 물을 건너 도처에 위험이 도사린 어렵고 험난한 여정을 갈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이었을까. ‘그분’을 만나고자 했던 열망이었을 것이다.

‘찾으려는 마음’ ‘놓치지 않으려는 마음’ 아니었을까. 새해 벽두, 주님 공현 대축일을 맞으며 멀리서 표징을 보고 먼저 예수님을 찾고 보려고 했던 그들의 여정을 배우려 한다.

이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