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최의순 교수 개인전, 12월 3일까지 서울 김종영미술관

성슬기 기자
입력일 2017-11-07 수정일 2017-11-07 발행일 2017-11-12 제 3069호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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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조각품, 빛에 따라 달리 보이나요

11월 3일, 최의순 교수가 은사인 고(故) 김종영 조각가의 두상 작품에 관해 관객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지난 60여 년간 한결같이 조각의 본질에 대해 연구해온 한국 교회미술의 거장 최의순 교수(요한 비안네·83·서울대 조소과 명예교수)가 15년 만에 개인전을 연다. 1996년부터 올해까지 완성한 다양한 작품을 한자리에 모았다.

12월 3일까지 서울 평창동 김종영미술관에서 펼치는 개인전에서는 서정적이고 원숙한 조각 세계를 감상할 수 있는 석고 조각 18점을 선보인다. 다양한 드로잉 작품 20여 점도 내놓았다. 조각 작품을 제작하기 전 단계인 드로잉은 대상의 구조를 파악하고 대상에 대한 느낌을 얻는 등 종합적인 검토를 위해 매우 중요한 단계다.

석고 조각상 중 최 교수가 가장 아끼는 작품으로 꼽는 두 은사의 얼굴을 담은 두상이다. 전시관 1층과 3층에서 각각 확인할 수 있다. 1층에 전시한 ‘그대를 무엇이라 부르오리까?’는 고(故) 김태관 신부(예수회)의 두상을 표현한 작품으로, 측면에서 바라본 단발머리를 특징적으로 드러낸다.

그는 “김태관 신부님은 제게 ‘좋은 마음이 인격으로 드러나고 예술로도 이어진다’는 말씀을 남기셨다”면서 “신부님 덕분에 깨달은 아름다움은 덕을 쌓으면 저절로 흘러나오는 것”이라고 전했다.

최 교수의 대학시절 스승인 고(故) 김종영 조각가의 두상은 3층 안쪽 유리천장 아래에 전시해 자연 채광에 따라 얼굴이 다르게 보이기도 한다. 해가 지기 전에 바라보는 왼쪽 얼굴을 감상 포인트로 꼽을 수 있다.

전시에서는 ‘병인박해’, ‘성모와 순교자’ 등의 조각을 비롯해, 외롭고 힘든 작가의 길을 그린 드로잉 등 그의 다양한 작품세계를 확인할 수 있다. 최 교수는 전시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작품을 보고 상상하셔도 좋다”면서 “생각을 고정하지 않고 느끼는 대로 받아들이면 된다”고 말했다.

최의순 교수는 1957년 서울대학교 미술대 조소과를 졸업했으며 1965년 모교 교수로 부임해 교육자이자 조각가로서 왕성한 창작 활동을 펼쳤다. 2009년 설치한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대성당 중앙문도 제작했으며, 2010년 제15회 가톨릭미술상 조각부문 특별상을 받았다. 한국 가톨릭 미술가협회 자문위원을 맡아 종교와 예술에 대한 폭넓은 관심과 이해를 증진시키는 데에도 큰 기여를 해왔다. ※문의 02-3217-6484 김종영미술관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