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대화와 용서’로 평화 이루자

입력일 2017-11-07 수정일 2017-11-07 발행일 2017-11-12 제 3069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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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한반도평화나눔포럼’이 열렸다. 복자 오스카 로메로 대주교의 측근이자 ‘살아 있는 기억’으로 불리는 엘살바도르의 그레고리오 로사 차베스 추기경 등 남미분쟁지역에서 다양한 경험을 한 성직자와 국제관계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했다.

남미가톨릭교회의 경험을 통해 정의와 평화구현을 위한 교회의 역할이 무엇인지 성찰해 보는 자리가 된 포럼에서 참가자들은 “진정한 화해와 평화를 이루려면 대화와 용서만이 유일한 방안”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전쟁과 이념 대립 등 우리와 비슷한 경험을 한 남미성직자들의 주장이라 신뢰는 가지만, 실천은 쉽지 않다. 사실 해보지 않은 것도 아니다.

참석자들은 판문점과 통일전망대를 찾아 분단의 현장을 확인하고 파티마 평화의 성당에서 미사도 봉헌했다고 한다. 이들이 남북한 상황을 조금이라도 더 파악해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실현 가능한 해법들을 제안해 주면 좋겠다. 물론 우리가 해야 할 일이지만 그들의 혜안을 빌리는 것도 그리 부끄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물리적 힘을 동원해 정의를 구현하고 평화를 실현할 수 있다는 생각은 자비와 용서를 강조하신 하느님의 뜻을 어기는 것입니다. 평화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게 됩니다.”

염 추기경의 포럼 기조연설 내용 중 일부다. 정의와 평화의 길을 만드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가 주최하는 한반도 평화나눔 포럼이 갈등과 반목으로 얼룩진 한반도에 화해와 일치의 희망을 전하는 행사가 되고 있어 기쁘다. 매년 열 계획이라고 한다. 교회가 담당해야 할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남북한 주민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모습이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될 수 있도록 그리스도인들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