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자명 「망각과 기억 사이」
252쪽/ 1만3000원/ 나무와 숲
“모든 이별을 앞지르라, 마치 그것이 방금 지나간 겨울처럼 이미 당신 뒤에 있기로 한 듯이. 겨울 중에는 너무 끝없는 겨울도 있어 오직 겨울을 초월함으로써만 당신 가슴은 살아남을 수 있으리니.”
이 구절은 릴케의 시 ‘오르페우스에게 부치는 소네트’의 구절이다. 「망각과 기억 사이」는 이 구절처럼 잊어버려야 할 아픔과 상처들을 마음에 묻고 살아가는 사람들과, 잊어버리지 말아야 할 과거와 기억을 지우려는 세상을 향한 묵직한 메시지가 담겼다.
더불어 아버지인 구상 시인에 대한 글들도 다수 수록했다. 저자의 글을 통해 아버지와 같은 문인의 길을 걸으며 바라본 구상 시인의 새로운 면모를 알 수 있다.
책은 1장 안주 속의 미망, 2장 나는 왜 사소한 것에 분노하는가, 3장 겨울 황하에 서서 등 5장으로 구성됐다.